브레이크 없이 터지는 말들은 대부분 진심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사나운 감정이 고삐 풀린 듯 터져나와 나와 타인을 갈기갈기 할퀴는 것뿐. 영화 ‘결혼이야기’에서 보면 이혼 조정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이 크게 말다툼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에 아담 드라이버가 악에 받힌듯 스칼렛에게 막말을 퍼붓는 장면이 있다. 나는 그 장면이 너무 슬프게 읽혔다. 얼굴에 붉게 달아오르고 핏줄이 곤두서 악담을 퍼붓는 아담의 마음이 더 약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럴 때가 있다. 나의 두려움이 갈퀴가 되어 튀어나올 때. 나와 타인을 할퀴고 말 때.
내가 불안해서 그랬다. 마음이 불안하고 나 역시 두려워서. 나이가 들어가며 제일 노력하지만 제일 되지 않는 것이 내 마음 관리이다. 나의 걱정과 불안을 잘 들여다보고 싶은데. 살다보니 힘든 때가 되면 그런 노력이 들지 않는다. 그동안 노력마저도 수포가 된 듯 으르렁 거리고 만다. 사납게 터진 마음에 타인도 아프고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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