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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지금

별볼일(038)

by 혜.리영 2021. 4. 28.


별볼일 없는 하루. 그런 날도 있다. 회사에도, 가족에도, 개인 신상에도 별다른 일 없이 무던하게 흘러가는 하루. 올해 들어서는 개인도, 가족도, 회사도 토네이도가 몰아치듯 들이닥쳐 어디에서도 쉴 곳이 없었다. 하나가 끝나면 또 하나가 또는 그 다음 둘이 등장하니. 휴, 한숨 좀 내쉬려하면 거센 바람이 불어닥쳐서 작은 한숨도 쉴 수가 없었다.

그렇게 긴장과 두통의 날이 몇 달 째 이어졌다. 밤에 잠을 못자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은 좀 잘 수 있겠지 싶던 별볼일 없는 하루. 나는 또 쉬이 잠들지 못했다. 습관처럼 책을 몇 줄 읽고, 유투브 영상을 몇 개 보고. 머리맡 스탠드를 끄지 못했다. 불을 끄면 잠들지 못할 것만 같은 마음이 들어, 까만 방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보다. 스탠드 노란 불 아래서 얕은 잠을 자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그래서 계속 밤잠을 설쳤다.

습관이란 게 무서워서. 하루는 불면의 스트레스를 겪을 일이 없었는데도, 이렇게 습관처럼 불면을 만들고 있다. 스스로 어쩌지 못하는 불면이 아니라, 잠들기를 스스로 거부하는 불면이라니. 습관처럼 물든 불면에서도 이제 벗어나야 할 때인 것 같다. 오늘은 책만 몇 줄 읽고 눈을 감아야지.

별볼일 없는 하루가 오듯이, 별볼일 없이 잠드는 밤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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