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기대를 하게 되면 당연한 것에도 실망하게 된다. 성당에서 하는 모임에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한정된 인원으로 모집을 실시했다. 나는 다른 과정은 참여했지만, 이번에 개설된 과정은 처음 참가하게 되는 것이었다. 될까 안 될까 고민하기보다 일단 지원하고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지원하고 기다렸다. 그리고 돌아온 연락은 이번에는 경험자 우선으로 선별하게 되어, 결국 안 됐다는 연락이었다.
신청은 했지만 선택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한 편에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이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니 당연히 명단에 들고 싶고 기대를 했다. 그런데 한쪽으로 미뤄둔 생각이 맞아 떨어지니 어딘지 떨떠름한 기운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성과 감정이 충돌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양해를 바란다는 연락을 받고 그럼요, 예상은 했어요, 괜찮습니다 답은 하면서도,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전화를 끊고 잠시 지금 나의 생각과 마음을 살펴보고, 이것은 이성으로 이해시킨다고 풀릴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잠시 마음껏 속상해 했다. 마침 재택 중이라 방에서 혼자 속상한 마음을 마음껏 내비쳤다. 오래 가지도 않았다. 속상한 건 속상한 대로 인정하고 나니 금세 잦아들었다. 물론 업무 중이라는 것도 한 몫 했다. 마냥 속상해 하고만 있지 못하게 일이 많았다.
그렇게 속상한 마음은 지나가고, 이해한 대로 상황은 잘 받아들여졌다. 그렇지만 삐죽 심통이 난 마음은, 다신 안 해, 라는 생각을 잠시 들게도 했지만. 그건 모를 일이다. 덕분에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거리를 둘 시간이 더 생기게 되었으니. 내가 잡고 놓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자연스럽게 물길이 갈리듯 멀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다만, 단정은 짓지 말자. 나를 태운 물길이 어디로 가 닿을지는 내가 알 수 없는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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