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이 서툴러요. 왜냐하면 길을 걷던 현장에서 매일 쓴 글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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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9.금, 추석
나만 일찍 출발하는가.
다인실방의 멤버들은 대부분 부르고스부터 출발한 이들이었다. 일어나니 금발의 여자 청년은 벌써 나가고 없고 모두 자고 있었다. 조용조용 준비하고 나왔다. (그래도 대부분 길에서 다 만났다)
메세타 길이 뭔지도 모르고 걸었는데
내가 걸을 때는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31도 32도 이럴 때였다. 하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물집도 이쯤부터 시작되었다.
이때가 추석이었는데. 메세타에 지쳐가서 숙소에서 저녁도 안 먹고 뻗어있었다. 좋은 주인장 할아버지는 8시에 오래된 지하창고 구경 안 할래? 괜찮아? 창문 닫을까? 계속 물어봐주었다.
옆 배드 아저씨도 너 저녁 안 먹니? 물어봐주시고. 다음 날 일찍 준비하고 나갈 때 만났는데. 빨래터에서 혼자 이른 아침 챙겨 먹고 있으니까(남들 자니까 조용히 밖에서 후딱 먹었다)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고, 발음하기 어려운 낯선 타국의 이름인데도 예쁜 이름이라고 말해주고 먼저 방으로 들어가셨다. 다 먹고 배낭 챙기러 들어가니 아저씨 머리 맡에 헤드랜턴을 켜 두셨다. 내가 배낭을 얼추 다 정리하고 나가려고 하니까 그제야 끄셨다. 끄앙 감동!!
추석인 날이었고 비록 휘황찬란한 보름달을 보진 못했지만. 보름달 같은 온정을 듬뿍 받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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