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워터를 따고 그 사이 바다에 몇 번 가보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배우던 때와는 달리 조금 재미가 붙었다. 자신감은 아니었다. '재밌겠다' 어째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드벤스 자격증을 준비하며 기억에 남은 다이빙은 딥다이빙과 야간다이빙이다. 먼저 딥다이빙.
오픈워터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스킬이다. 그러나 주로 펀 다이빙으로는 이 정도 깊이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픈워터 만으로도 충분히 펀다이빙 정도는 즐길 수 있다고 들었다.
오픈워터를 딸 때 매번 들어가던 바다와 달리 조금더 깊은 바다.
바다 한 가운데 있는 난파선까지 갔다. 확실히 그동안 봐오던 풍경과 사뭇 달랐다.
물고기 크기와 종류가 훨씬 더 다양했다. 야행성이라 난파선 사이에서 잠자는 물고기도 있었고, 무리지어 바다를 유영하며 돌아다니는 물고기떼도 있었다. 모든 게 아늑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그래서일까. 내 마음도 평안해졌다. 두려움, 겁은 사라지고 킥 한 번에 슥- 밀리는 몸을 이대로 맡기고 물 속에 가만히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배울 때는 내 모든 동작이 허둥지둥이었다. 몸도 기우뚱 거리고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하기만 했다. 그런데 그 사이 이렇게 바다가 따뜻해질 줄이야. 품에 안긴 듯 편안했으며, 내 팔다리도 허둥거리지 않았다. 그러나 난파선이나 커다란 산호섬을 지나갈 때는 긴장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산호밭을 지나가다 발등이 산호에 긁혔다. 배에 올라와서야 긁힌 것을 알았다. 빠알간 피가 긁힌 상처를 따라 올라왔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나와는 달리 강사는 약을 바르고 밴드를 꼭 붙이라고 챙겨줬다. 산호에 긁힌 상처는 오래간다는 말과 함께. 작고 얇은 실금이라 오래갈까 싶었는데, 오래갔다. 산호에 긁힌 상처는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아주 작게. 발등의 상처는 나만 알아볼 수 있는 크기여서 나만 찾아낼 수 있다. 발등을 볼 때마다 상처가 눈에 띄고, 그때마다 나는 꼬따오의 바다 속을 생각한다.
어느새 바다 속을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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