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성 안토니오 성당 : 13년10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성 안토니오 성당이다. 이곳은 주된 관광 골목에서 살짝 빗겨난 곳에 있다. 그래서 안토니오 성당을 찾아가는 길은 좀더 현지인들의 거리를 걷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누가봐도 여행객 차림이었지만, 기분이나마 여행객이 아닌 듯 걸어다녔다.
성 안토니오 성당은 1558년~1560년 사이에 지어진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세 곳 중 하나이다. 현재의 건물은 1930년대에 재건된 것으로, 이 성당도 중간에 화재로 손실되었던 적이 있다고 한다. 내가 간 때에도 외벽 공사 중이었다. 그래서 제대로된 외관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이게 벌써 3년전 이야기이니, 지금은 아마 말끔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에 포르투갈인들이 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거행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그것을 보고 이 성당을 화봉통(꽃들의 성당)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성당에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유해 조각의 일부가 모셔져 있다.
여기도 한국어 미사 시간에 맞춰 다시 찾아갔다. 수도회 신부님 한 분이 이곳에 상주해 계셨고, 이곳 마카오 교민들을 위한 한국어 미사가 안토니오 성당 성전에서 있었다. 당시에는 토요일 오후 4시였다. 지금도 같을지는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도 죄송한 게......미사를 드리며 너무 많이 울었다. 당시 나는 좀 맘고생 깊은 일을 겪고 있었는데, 여행을 통해 잘 털어내고 씩씩하게 힘도 얻자 싶었는데. 열댓명 참석한 조촐한 미사에서 그것도 앞자리에 당당히 앉아 정말 서럽게 펑펑 울어댔다. 아마 신부님도 그곳 신자분들도 사연 많은 여자라고 생각하셨을 듯 싶다.
하지만 눈물의 은총이라던가! 나는 더욱 씩씩해져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ㅎㅎㅎ
관광지로 찾아가 보기에는 볼품없고 그저 그래보일 수 있겠지만, 가톨릭 신자라면 꼭 찾아가볼만 하다.
https://goo.gl/maps/fzd2uwNJyn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