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가톨릭

묵주알 사이로 스며드는 평화 –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에

혜.리영 2026. 10. 7. 08:00

손끝으로 동글동글한 나무 알을 하나씩 짚어 나가는 시간.

말은 줄어들고, 마음의 기도가 묵직한 가락을 이루며 내 안을 채웁니다. 되풀이되는 성모송 한 구절 한 구절은 세상의 소란에 지친 영혼에 내리는 맑은 이슬 같습니다. 가을의 깊은 침묵 속에서 묵주알을 굴리며, 성모님의 다정한 손을 가만히 잡아 보는 날입니다.

10월 7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0월 7일은 가톨릭 전례력의 의무 기념일인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Memorial of Our Lady of the Rosary)'입니다. 1571년 10월 7일 레판토 해전에서 가톨릭 연합 함대가 승리하자, 교황 성 비오 5세가 성모님의 도우심에 감사하며 이날을 기념하도록 한 것이 유래입니다. 이후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이 기념일의 이름을 '묵주기도의 성모'로 바꾸었고, 지금의 이름과 날짜로 자리 잡았습니다.

천주교회는 10월 한 달을 '묵주기도 성월'로 지냅니다. 2026년 10월 7일 수요일, 한 주의 한가운데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성모님과 함께 묵상하며 세상의 평화를 청해 보면 좋겠습니다.

묵주기도의 성모님이 발현하신 포르투갈 파티마 성지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라는 당부

"매일 묵주기도를 바쳐라." 성모님의 이 나직한 당부가 지금도 울려 퍼지는 곳을 떠올립니다. 어린 목동들에게 나타나 세상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청하셨던 거룩한 발현지, 바람마저 숨을 죽이는 순례의 도성으로 오늘은 마음의 시선을 옮겨 봅니다.

여행지 추천: 포르투갈 파티마, 파티마 성모 성지

파티마 성모 성지 (Sanctuary of Our Lady of Fátima)

  • 왜 이곳인가요?
    1917년 성모님이 세 목동에게 발현하셨고, 마지막 발현인 10월 13일에 자신을 '묵주기도의 성모'라 밝히신 곳입니다. 보편 교회를 대표하는 묵주기도 성지입니다.
  •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드넓은 성지 광장 한쪽 끝에는 묵주기도의 성모 대성전(Basilica of Our Lady of the Rosary)이, 다른 한쪽에는 발현 소성당(Chapel of the Apparitions)이 자리합니다. 대성전에는 세 목동 가운데 성 프란치스코와 성녀 하신타, 그리고 루치아 수녀의 무덤이 모셔져 있습니다. 발현 소성당에서는 매일 저녁 9시 30분 묵주기도에 이어 촛불 행렬이 이어집니다(날씨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서늘한 10월의 밤에 이 행렬에 함께하면 마음 깊은 울림이 남습니다.
  • 여행 팁
    손에 묵주를 쥐고 발현 소성당 주위를 천천히 거닐며 묵주기도를 바쳐 보세요. 해 질 녘 광장에 앉아 노을빛을 받는 대성전의 탑을 바라보며, 나 자신과 세상의 평화를 위해 촛불을 밝혀 보시길 권합니다.

묵주알 하나하나가 성모님께 건네는 작은 안부입니다. 오늘은 단 한 단이라도 마음을 모아 기도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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