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이 지금

고요한 성탄의 아침: 비워낸 길 위에서 채우는 새해의 '믿음'

by 혜.리영 2025. 12. 25.

오늘은 12월 25일, 성탄절입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안식의 날입니다.

어제의 명동이 화려한 불빛과 인파로 북적이는 '축제의 정점'이었다면, 오늘 아침의 도시는 거짓말처럼 고요합니다. 직장인으로서의 가면을 잠시 내려놓고, 여행작가의 시선으로 이 정적을 마주하기 위해 저는 조금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아무도 없는 길을 걷는 것, 그것이 제가 성탄의 기쁨을 맞이하는 가장 경건한 방식입니다.

1. 소음이 사라진 자리, '심리'의 여백을 찾아서

일 년 중 이토록 서울이 조용했던 적이 있었을까요? 평소엔 출근 버스와 자동차 소리로 가득했던 길 위에는 차가운 겨울 공기만이 흐릅니다.

비워내기의 미학: 복잡한 회사 업무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발바닥에 닿는 지면의 감각에 집중해 봅니다. 소음이 사라지니 비로소 내면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자기회복의 시간: 사람들은 성탄절에 무언가를 '채우려' 노력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비워냄'으로써 더 큰 위로를 얻기도 합니다. 이 고요한 걷기는 지난 한 해 동안 지쳤던 나의 심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줍니다.

2. 길 위의 '성지순례': 일상에서 발견하는 신성함

저는 동네의 작은 성당을 지나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꼭 거창한 해외 여행이나 유명한 성지순례지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믿음의 재정의: 성당 창문 너머로 새어 나오는 은은한 조명을 보며 생각합니다. 믿음이란 어쩌면 거창한 종교적 교리가 아니라, "내년에도 나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나 자신에 대한 신뢰, 그리고 "세상은 여전히 살만하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작가의 기록: 아무도 밟지 않은 서리가 내린 길을 걸으며, 저는 내년의 문장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봅니다. 회사인으로서의 안정감과 작가로서의 자유로움이 교차하는 이 길 위가 저에게는 가장 거룩한 성소(聖所)입니다.

3. 새해를 준비하는 '직장인'의 다짐

성탄은 한 해의 마무이자,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리셋(Reset): 차가운 아침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며, 한 해 동안 쌓였던 직장에서의 피로와 미련을 내뱉습니다.

빛을 향한 걸음: 동지를 지나 이제 조금씩 길어질 낮의 시간처럼, 저의 삶도 조금 더 밝은 곳을 향하길 기도합니다. 이 걷기가 끝날 때쯤, 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에너지를 얻게 될 것입니다.

성탄의 아침, 여러분은 어떤 풍경 속에 머물고 계시나요?
북적이는 모임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을 돌봐주는 것도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성탄 선물입니다.

비록 내일이면 다시 회사의 시계가 돌아가겠지만, 오늘 아침 이 길 위에서 얻은 믿음과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머물기를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오늘 아침, 당신이 가장 먼저 떠올린 '감사한 일'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 2025년 명동대성당 성탄 대축일(12/25) 미사 시간
• 오전: 09:00(영어 미사), 10:00, 11:00, 12:00(교중 미사 - 정순택 대주교님 주례)
• 오후: 16:00(4시), 17:00, 18:00, 19:00(청년), 21:0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