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1 나에 대해서(096) 버튼이 있다. 퇴근 후에는 절대 누르고 싶지 않은 버튼. 회사, 업무 버튼이다. 이전에 썼던 글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다. 물론 그렇다고 일을 대충하는 사람이란 뜻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내심 딱 밥벌이 정도로만 일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기준은 각자 다르니까, 여튼. 그래서 되도록 퇴근 후에는 나를 회복하는 것을 하며 지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내가 아닌 것에 의해 버튼이 눌릴 때가 있다. 막내와 즐겁게 통화를 하다가, 나의 일상이 궁금한 막내의 질문이 이어졌다. 별일 없었어, 늘 같아. 내가 자주 하는 답변이다. 밥벌이 직장인의 평일 일과가 뭐가 특별할 것이 있을까.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그냥 그래, 똑같지 뭐. 매번 .. 2021. 6. 26. 노력하고 있으니(073) 어느 날부터인가 출근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 거렸다. 특히 주말을 보내고 잠드는 밤이면 다음날 출근해야한다는 생각이 퍼뜩 들고, 얕은 한숨부터 나왔다. 출근을 하는 일은 매일 좋았다, 매일 싫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출근은 출근이니까.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회사를 가는 것이니까. 대부분의 날들은 몸이 기억하는 루틴대로 움직여 정신 차리면 어느새 사무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이고 그런 것이다. 그리고 몇몇 날은 한숨부터 나오고 또 몇몇 날은 선물 받은 커피 쿠폰을 사용하려는 생각에 들뜨기도 했다. 그렇게 십 년 직장생활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밤이면 출근 할 생각에 머리가 먹먹해지는 것이 잠을 설치게 된다. 고민이 멈추어지지 않는 것이다. 멈춰지지 않는 고민은 불안을 낳고, 불안은 몸을 힘들.. 2021. 6. 2. 쫄면(051) 전날, 폭격과 같은 일을 처리하고 나서 다시 출근. 하얗게 털린 멘탈은 다시 돌아온 출근길에도 회복되지 않았다. 못 일어날 것 같았는데, 일어났다. 아무것도 챙기지 못할 줄 알았는데, 주섬주섬 간단히 아침으로 떼울 빵까지 챙겼다. 미리 소분해 얼려둔 빵을 미리 꺼내 자연해동 해두고, 커피를 내렸다. 하나도 빠진 것, 늦은 것 없이 출근을 시작했다. 직장인의 루틴은 무서운 것이다. 그렇게도 피곤하던 마음이 어디에서 풀렸냐면, 점심이었다. 회사에서 단체 주문을 받았는데, 느닷없이 밥 말고 쫄면이 먹고 싶었다. 나는 쫄면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한 번도 주문하거나, 먹어본 적 없는 식당이기에 첫 쫄면 주문은 도전인 것이다. 쫄면이 맛이 없을 수 있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맛이 없을 수도 있다. 몇 달 전 집 근.. 2021. 5. 11. 무난히, 하루(048) 이걸 써야지 생각해 두어도 막상 글을 쓸 때면 다른 얘기로만 술술 써내려가는 날이 있다. 또 어떤 날은 미리 생각해둔 것을 잘 숙성시켜 써나가는 날도 있다. 그리고 어떤 날은 이것을 건져도, 저것을 건져도 마땅하지 않은 날도 있다. 지금이 그렇다. 분명 하루의 시간 동안 나는 다양한 자극과 생각, 느낌, 정서를 겪었는데도. 막상 글로 쓰려니 어느 것도 건져지지 않는 것이다. 어떤 날은 낚시대 하나로 월척을 낚기도 하지만. 오늘 같은 날은 최고의 낚시대를 물고기밭에 걸어 놓아도, 입질만 툭툭 올뿐인 날인 것 같다. 낚시 할 줄도 모르면서, 낚시를 예로 드는 것이 스스로 웃긴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튼, 이런 허튼 소리를 쓸 정도로 건져지는 글감이 없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그리고 그런 날은 무난히 잘 흘.. 2021. 5. 8. 엄마는 얼마든지(045) 엄마는 속이 답답하면 전화 했다. 그러니까 자기 얘기 좀 들어달라고 싶으면 '저나해도돼' 라던가 '통화좀하자' 라던가 카톡을 보낸다. 늘 마음이 급한 엄마가 전화를 먼저 하지 않고 카톡부터 할 때는 얘기 좀 들어달라는 것이다. 상황이 되면 바로 전화를 하고 아니면 답장을 보낸다. 내가 통화가 가능할 때 말이다. 이런 일은 나에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나는 자주 얘기 좀 들어달라는 전화를 주변에서 받곤 한다. 나에게 어떤 재주가 있어서 그렇게 되는가 알 수 없지만.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때 주변 친구들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아니면 나를 만나거나. 그들은 주로 자기 이야기를 했다. 고민이거나, 답답하거나, 화가나는 등. 내용은 다르지만 결국 어딘가 풀어놓고 싶을 때 나를 찾는 것이다. 나는 .. 2021. 5. 5. 파도(042) 혼자 가는 여행의 좋은 점은, 일정이 내 마음대로 라는 것이다. 후두둑 빗소리에 새벽에 깨서 잠깐 뒤척이다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조식을 먹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뒹굴거리며 책을 읽었다. 체크아웃 후 일정이 없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예매 시간을 앞당길까 싶다가, 아무래도 서울로 빨리 가고 싶진 않았다. 그러다 문득 어제 숙소로 들어오는 길에 본 표지판이 생각났다. '설악동 성당 2km' 지도 검색을 하니 버스로 20분이면 도착할 거리였다. 걸어서는 45분 내외. 시간이 많아 걸어볼까 하다가, 설악 산쪽으로 들어가는 길이라 혹시나 길을 잃을까 싶어 버스 타기로 결정하고 숙소를 나섰다. 동네에는 어디나 목줄은 매었지만 집이 어딘지 모를 개가 하나씩 있다.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인사를 나눈 개는 마치 에스.. 2021. 5. 2. 여행 전날(040) 다음 날 쉬면 그날은 무슨 요일이든 금요일의 마음이 된다. 연차를 낸 전날이기에,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었다. 그 콩밭이 설레는 일이어서 그런지, 그래도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 일은 여전히 바빴고, 상태가 좋지 않은 나의 본체는 여전히 오락가락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하루동안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버스 출발 시간을 더 늦출까 또는 줄무늬 옷을 입고 싶은데 퇴근길에 어디라도 가서 살까 였다. 나는 줄무늬 옷을 좋아한다. 줄무늬 또는 원 포인트가 있는 옷들 말이다. 그래서 내 오랜 친구는 나에게 넌 참 알록달록한 옷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남방에 레이어드로 줄무늬 옷을 입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가진 줄무늬는 늦가을 쯤에 입을 만한 두꺼운 옷 뿐이었다. 입을만한 줄무늬가 없다는 걸 알고 나자, 더.. 2021. 4. 30. 나의 일상(039) 모처럼 평일 저녁 약속이다. 코로나의 시대이지만, 삶이 멈추는 건 아니니까. 일만 하며 살 순 없다고 생각하며 정말 오랜만에 평일 저녁 약속을 잡았다. 해방촌에 있는 ‘순수박물관’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방역과 위생지침. 어디를 가든 열체크와 qr코드 인증이 기본 중에 기본이 되었다. 이곳은 관람객도 간격을 두고 관람할 수 있게 거리를 조정하여 입장시켰다. 어디까지나 서로를 위해 지켜줘야 할 것들이 있는 시대이니까. 순수박물관은 개인 소장품이 모인 박물관이다. 그림과 물건, 영상까지. 박물관이자 미술관이고 또 체험관이기도 하다. 어느 장면에서는 미술관이 되었다가 또 어느 장면에서는 개인의 추억상자가 되었다가. 코너마다 공간의 의미가 바뀌는 재미난 곳이었다. 이제 막 오픈한 곳이라 그런지 아직은 다듬어야 .. 2021. 4. 29. 하루치 편린(025) SNS를 모두 비공계로 돌리고, 블로그에 하루치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지도 벌써 이십 일이 넘어간다. SNS는 일상을 또는 '나'를 슬라이스 하여 원반을 던지듯 휙휙 날리는 것 같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곤 하지만 출퇴근길을 채우며 매일 들여다보며 생각과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SNS를 닫았던 건 습관화된 행동으로 내가 소모되는 것이 싫어서였다. 나는 내부의 자극 못지 않게 외부의 자극에도 민감한 편이어서, SNS를 통해 지인들의 일상 편린을 세세히도 보게 된다. 출퇴근길에 SNS를 보는 건 의미를 잃은 습관이 되면서도, 지인들의 SNS에 좋아요를 누르는 일은 가벼운 습관이 되지 못한다. 잘 읽고 또 미처 놓친 이 없나 다시 살피기도 하고. 나 같은 종류의 사람은 SNS를 하면 안 되.. 2021. 4. 15. 나는 다시 나다(024) 다시, 일상을 하나씩 시작한다. 몸이나 마음이 힘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멈춤'이다. 전에는 멈출 줄을 몰라서 하던대로 움직였다. 직장도, 모임도 하던대로 유지했고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면 또 그런대로 지나가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사람도 기계도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쉼, 재정비 등과 같은 다양한 말로 이름 붙여질 수 있을 '멈춤' 나 역시 최근 회사 다니는 것 말고는 모두 멈췄다. 잠시 웅크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잔뜩 웅크렸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꽤 활동적이었다. 소모적인 움직임을 멈추고, 나를 위한 움직임을 늘렸으니까. 집 근처에는 가까운 공원이 있다. 공원으로는 둘레길 또 산길이 연결되어 더 오래 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동네에 와서 살며 두어 번 갔던가. 그러던 곳을 최근에는 .. 2021. 4. 14. 마음의 발을 동동 구르며(013) 또 그런 날이 있다. 예를들면, 퇴근 후 저녁 약속을 잡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하면 딱 맞을 약속시간. 그러나 그런 날은 꼭 퇴근 전 갑작스런 오류나 업무가 밀려온다. 무사히 퇴근 할 수 있을까, 약속시간에 늦는다는 연락을 해야하나 또는 약속을 미뤄야 하나. 초조한 생각으로 마음의 발을 동동 구르며 몰려드는 업무를 처리하는 날. 퇴근하고 적당히 쉬다가 주님수난 성금요일 미사를 가야겠다 생각했다. 동네 성당에서 8시 미사여서 시간은 충분했다. 약간의 업무 딜레이가 있어도 괜찮을 넉넉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오후에 며칠 전 올려놓은 당근마켓 구입의사 연락이 왔다. 갑작스럽게 잡힌 약속. 미사를 드리러 나가는 참에 당근 구매자를 만나 물건을 전하면 되겠다 생각했다. 약속을 잡고 오후 업무를 차근차근 해치우고.. 2021. 4. 3. 그래도 괜찮지(012) 그런 사람이 있다. 속상하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사람 붙잡고 시시콜콜 얘기를 하며 속을 풀어내는 사람. 또 그런 사람이 있다. 속상하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외딴 곳에서 속을 풀어내는 사람. 나는 주로 후자인 편이다. 잠시 나의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새소리, 파도 소리 들으며 그 소리 속에 속을 풀어놓고 오는 사람. 나도 한 때는 시시콜콜 속풀이 얘기를 나누기도 했으나. 나 자신에게 이기적인 나는, 충분한 위로를 받지 못함을 종종 느꼈고. 또 얘기를 하느라 다시 그 힘든 상황을 떠올려야 하는 게 영 고역이었다. 그건 지금도 크고 작건 같은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생기면 나는 싹뚝 잘라 버리는 편이다. 스트레스 받는 힘든 상황을 누군가에게 얘기하느라 다시 떠올리면. 나의 정신이 그때.. 2021. 4. 2. [가로수] 매일 같지 않은 길 나는 빽빽한 빌딩이 들어선 한복판으로 매일 출근한다. 저렇게 높은 빌딩이, 이렇게 넓은 길이 뭐가 좋냐고 퉁을 놓는 마음이기도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으로서는, 그나마 쾌적한 출근길이라는 것에 점점 감사하게 된다. 그렇다 매일 오고 가는 출퇴근길은 일상에서 몹시 중요한 것이다. 내가 출퇴근하는 길은 강남 한복판, 차도도 인도도 넓고 쾌적하게 나 있고, 커다란 빌딩이 높낮이를 다투며 들어서 있다. 그리고 일정한 거리마다 가로수가 심겨 있다. 매일 똑같은 길을 걸으면 기시감도 없을 만큼 매일 똑같아서 지겹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매일의 출근길은 매일 달랐다. 그래서 지금까지 근속 직장인의 삶을 사는지도 모르겠다. 겨울에 눈이 와도 길에 눈은 쌓이지 않았다. 잘 정비된 탓도 있겠지만, 이.. 2020. 9. 16. [라일락] 먼저 오는 꽃 벚꽃이 꽃잎을 흩날릴 쯤이면, 이르게 어디선가 라일락 향이 먼저 온다. 라일락은 늘 꽃보다는 향기가 먼저 왔다. 점심 산책을 하던 중이면 어디선가 라일락 꽃향기가 났고 두리번 주변을 둘러보면 거기에 꽃이 있었다. 어느 해인가 몹시 아팠다. 누군가는 6개월이면 낫는다는 병이 내게는 오래 머물렀다. 몇 번인지도 기억나지 않을 주기로, 가장 독한 진통제를 시간마다 먹었고. 그래서 병원에 있던 아픈 동안의 기억이 별로 없다. 병은 서서히 나아갔고, 천천히 회복을 하며. 다시 출근을 시작하고 일상을 하나씩 회복하던 쯤이었다. 몸이 아프고 나니 이어서 마음의 후폭풍이 왔다. 몸이 아플 땐 몸만 아픈 게 아니더라. 한참 아프고 이제 몸은 괜찮다 싶었더니, 그간 지쳤던 마음이 영 회복을 못 했다. 서른 중반, 크고 작.. 2020. 9. 5. 11/20,21,22 일상의 꼬따오 즐기기 (2) 다음 날도 똑같은 하루였다. 오전은 숙소에서 일하고 점심시간에 빨래를 맡기고 기타 볼 일을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이 날은 오후 업무도 숙소에서 봤다. 오후 업무가 끝나자 마자 숙소를 나왔다. 당연한 듯 바다로 향했고, 그날의 노을을 봤다. 매일매일 그날의 노을을 보지 않고는 하루를 무사히 마친 것 같지 않았다. 꼬따오의 노을은 정말 아름답고 매일봐도 매일 질리지 않았다. 일행은 오후 반차를 내고 스노클링 하프데이 투어를 갔다. 노을을 보고 간단히 저녁 먹을거리를 챙겨 숙소로 들어왔다. 돌아오는 길에 투어를 끝낸 일행과 만났다. 지난 스노클링과는 또 다른 재밌는 이야기를 들으며 숙소로 들어왔다. 흥이 오른 일행은 마사지를 받겠다며 다시 나가고, 나는 숙소에서 밀린 여행일지를 쓰며 하루를 마감했다. .. 2018. 8. 5. 11/20,21,22 일상의 꼬따오 즐기기 (1) 월요일이었지만, 지난 월요일들과는 달랐다. 이제 꼬따오의 생활에 익숙해졌고, 어느새 열흘 밖에 남지 않은 것이 아쉬워지기 시작했다. 지난 주부터 오전 근무는 숙소에서 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노트북을 챙겨들고 카페로 나갔다. 그리고 오늘은 눈여겨 두었던 작은 카페로 갔다. 적당히 구석지고 탁트인 바다 전망을 가진 카페였다. 원하는 자리도 마침 비어 있어 마음 놓고 편하게 앉아 오후 근무를 시작했다. 바다를 앞에 두고 작은 노트북 모니터만 보고 있어야 하는 내가 안타까웠다. 일을 하다 잠깐잠깐 고개를 들어 바다를 볼 때면, 바다를 두고 이게 지금 뭐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차 올랐다. 바다를 두고 뭐하는 건가. 저녁은 다른 카페에서 일하던 일행과 만나 바다에서 시간을 보냈다. 한 주 내내 우리는 이렇게 해가 지.. 2018. 8. 5. 11/18,19 겁나 힘들지만, 겁나 재밌는 스노클링 투어! (4) 일행은 스노클링이 너무 재밌었다며, 바로 다음날 투어를 한 번 더 신청했다. 정말 ‘삭신이 쑤신다’는 말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던 나는, 일요일 여유있게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늦잠을 자고 게으름을 부리다가 오전 10시 30분이 되어서야 숙소에서 나왔다.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춤폰 선착장 근처에 있는 ‘ZEST’ 카페이다. 이곳에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가 있다. 오픈워터를 마친 다음 날 강사님은 수고했다며 우리를 이곳에 데려갔다. 정말 맛있는 빵과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가 있다. 돌아와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땡볕에 한참을 걸어나간 덕도 있는 것 같다. 그곳은 특이하게도 샌드위치 이름이 꼬따오의 대표 해변으로 되어 있다. 나는 샤일록을 시켰다. 아점으로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고 나니 정신이 들고.. 2018. 7. 24. 11/13,14,15 꼬따오의 일상 즐기기 시작~(3) 수요일, 다르지 않은 날이었다. 오전 근무를 마치고는 점심시간에 편의점에서 마저 엽서를 부치고, 반스 리조트 내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 근무.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시간으로 오후 4시 업무가 끝나고 바로 바다로 나갔다. 적당한 바람과 볕. 모래 위에 자리를 깔고 누웠다. 파도 소리와 하늘만 있는 서늘한 그늘. 이대로 적당한 음악이 흐르고, 맥주 하나와 책 한 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급히 챙겨 나오느라 책 한 권 들고 나오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이곳의 하루가 지루할 거라는 강사님의 조언에 나는 책을 3권 들고 왔다. 가벼운 여행책 하나, 좋아하는 번역가의 에세이 하나, 얇은 신앙 서적 하나. 아마 이날까지도 한 권의 첫 장도 펼치지 않았던 것 .. 2018. 1. 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