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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화13

[소울] 모든 넘버22 영혼을 위하여 때가 때인지라......영화 보러 갈 생각을 잘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온 반가운 안부 연락에, 덥썩 오붓하게 식사를 하고 오붓하게 영화 보러 가자는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결정한 영화가 '소울'이었다. 픽사 애니메이션은 늘 평타 이상이니까. 휴일의 하루를 할애하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평소에는 대충이라도 영화 정보를 알고 가는데, 이번에는 정말 아무 정보가 없었다. 먼저 본 친구는, 아직 안 봤으면 봐봐, 라는 정도의 말만 해주었고. 요즘 시기에 볼만한 영화라고만 했다. 그래서 이런 코로나 시기에 위축되고 단절되는 마음을 연결해주는 영화인가 짐작만 할 뿐이었다. 픽사 애니는 보다가 울어버릴 확률이 높으므로. 나는 영화를 같이 보기로 한 지인에게 미리 당부해두었다. '영.. 2021. 3. 2.
[그린란드로 가자] 아무것도 하지마 https://www.netflix.com/kr/title/80117940 오랜만에 다시 넷플릭스 영화를 봤다. 그동안은 영화는 잘 보지 않고, 시트콤, 예능과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자주 봤다. 오랜만에 여유 있는 시간이 생겨서 영화가 보고 싶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오랜만에 넷플릭스 영화를 보려니 무엇을 봐야하나 막막하기도 했다. 선택의 폭이 넓으니 오히려 망설여졌던 것이다. 영화관에 가면 내가 볼 수 있는 영화에 제한이 있다. 내가 볼 수 있는 시간에 상영하는 것이어야 하고, 자리가 있어야 한다. 때로는 내가 좋아하는 좌석이 없으면 영화 보기를 다음으로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그러한 제약이 없다. 그리고 영화의 편수는 엄~청 많다. 선택권이 다양해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 2020. 8. 26.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최애픽, 이야기의 힘 정말 좋아하는 영화이다.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도 봤고, 그 후에도 또 봤고 며칠 전에도 또 봤다. 환상적인 색감과 영상미에 대해 얘기하기 좋은 영화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힘이 정말 아름답다. 얼핏 아라비안 나이트 처럼, 이야기로 하루하루 삶을 연장하는 플롯이 깔려 있기도 한데. 그렇게 이야기가 주는 희망을 너무 잘 만든 영화라 생각된다. 이번에 영화를 다시 보고 검색을 하다보니, 이 영화가 사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여튼. 남미의 영화를 리메이크 한 영화라고 한다. 원작에서는 알렉산드리아가 소년으로 나온다고 한다. 비교적 줄거리와 환상적인 이야기의 힘은 같다고 하니. 그 영화도 보고 싶지만, 아마 번역된 게 없어서...알아듣지 못해 보기 힘들 것 같다. 여튼, 나의 최애 영화.. 2020. 5. 30.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지금을 향해 갈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니, 예술 스웩, 예술 허세를 꽤 멋드러지게 만들어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나쁘다 좋다라기 보다는 그런 걸 참 담백하게 만들어놨다는 생각이다. 예술이라는 게 결국 감정적 허세가 없을 수 없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보기보다는 그게 예술을 구성하는 면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만들어놨다. 비, 재즈, 피아노, 영화, 술, 젊음, 욕망...... 우디알렌의 이전 작인 '미드나잇 인 파리'를 보고 며칠 후 보러갔던 영화여서 그런지. 아니면 두 영화가 복제판인듯 닮은 점이 많아서인지 비슷한 감성을 유지한 상태로 영화를 봐서, 나는 꽤 재밌게 봤다. # 과거는 지나간 것 미드나잇 인 파리니, 예술 스웩, 예술 허세를 꽤 멋드러지게 만들어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나쁘다 좋다라기 보다는 그런 걸 참 담백하.. 2020. 5. 30.
[비포 미드나잇] 시작되는 해질녘 비포 시리즈를 미드나잇까지 보고 나니, 이 감독?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렇게 느껴졌다. '시작' 그것은 시작이었다. '비포 선라이즈'는 예정된 시작이었다. 일탈과 같은 여행지에서의 만남, 예정된 헤어짐, 기약하지 않은 미래. 그러나 마음은 시작된다. 이어질 삶이 시작된다. '비포 선셋'은 이미 끝난 시간에서부터 시작된다. 두 사람의 시작이 끝났다고 여겨질 긴 시간 이후, 시작이다. 시작됨이 시작되는 것이다. '비포 미드나잇'에서는 끝나도 된다는 이해 속에서 끝나지 않은 시작을 보여준다. 살면서 여러 가정 중에 우리가 가장 쉽게 하는 가정은 '끝'이다. 잘 될 것이다, 시작된 것이다 등과 같은 열려 있는 긍정과 시작에 대한 가정은 잘 하지 못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이제 다 했다 등과 같.. 2020. 5. 24.
[비포 선셋] my heart will stay yours 그러니까, 비포 시리즈를 처음 안 것이 '비포 선셋'이었다. '비포 선라이즈'의 스물네 살에 가까운 청춘을 지나가고 있던 나는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당시 줄리 델피가 부르 노래는 무척 좋아했다. 노래 자체로 참 좋아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더 좋아졌다. 스물네 살의 비엔나에서 9년이 지나 시작하는 '비포 선셋'이다. 흔히 어릴 적 사랑이나 어릴 적 생각, 활동 등은 치기어린 일로 치부하기 마련이다. 어려서 그랬어, 뭘 잘 몰라서 그랬어와 같은 말로 말이다. 어려도 어리석어도 제시와 셀린은 그 순간의 진심이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치기어린 일로 지나가는 것이라면, 지금 두 사람이 다시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9년 전 비엔나에서 다시 만나자던 두 사람의 약속은 어긋나 버렸다.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고, .. 2020. 5. 6.
[비포선라이즈] 그대는 나를, 난 그대를 이끄네 1996년에 나는 아직 십대였다. 그리고 스물이 넘어 '비포선셋'이 개봉하며 그제야 '비포선라이즈' 영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비포선셋'이든 '비포선라이즈'든 둘다 별 흥미가 없었다. 그때의 나는 아직 어리숙하고 미숙해서 대화가 길고 잔잔한 영화에는 그닥 흥미가 없었다. 특히 이상한 편견으로 미국영화는 블록버스터, 재난, 오락 영화로만 생각해서. 더더욱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 같다. 십대도 이십대도, 삼십대도 넘어가는 때에 이제야 봤다. 스물네살인 셀린과 제시의 생각과 말이, 둘의 대화가 그 시절 내가 봤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살짝 후회가 일어났다. 그래서 이제야 한 편, 한 편 보게 되었다. 비포선라이즈를 보고는 여행을 가고 싶기보다는, 요즘말로 '티키타카'라고 하는 대화가 하고 싶어졌.. 2020. 4. 21.
[소공녀] 너만 있으면 충분해 친구와 아직은 쌀쌀한 봄바람이 부는 공원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서로의 지금에 대해 말하고 듣고. 친구가 영화 '소공녀'를 보라고 추천했다. 포스터만으로는 그리 끌리지 않던 터라 보지 않았는데. 친구와 술에 대해 얘기하다가, 위스키 얘기가 나오고 자연스럽게 이 영화 얘기가 나왔다. 담배와 위스키, 너만 있으면 충분해. # 담배 전기도 끊기고 보일러도 돌지 않는 방에서 미소는 겨울을 나고 있다. 사랑마저도 봄으로 미뤄야하는 겨울이다. 겨울을 보내는 것은 따뜻한 방구들이 있어도, 새콤한 귤이 있어도 갑자기 들이닥치는 휑한 찬 바람에 몸서리가 쳐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미소는 바깥과 다를 바 없는 단칸방에서도 찬바람에 몸서리 치지 않는다. 미소를 따뜻하게 지켜주는 건 담배와 위스키 그리고 너. .. 2020. 4. 19.
[폴링인러브] 도시 직장인의 로망 판타지! 이 영화는 넷플릭스 공개 영화라고 한다. 어느 평일 저녁 가볍고 가벼운 영화가 보고 싶어서. 넷플릭스 영화 목록을 뒤척이다가 매번 추천 영화로 뜨던 '폴링인러브'를 보기로 했다. 스토리도 잘 모르고, 영화에 대한 정보도 없지만. 보다가 별로면 끄면 되지 싶은 마음이었다. 영화관에서는 영화가 생각보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끝날 때까지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하지만. (영화 중간에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다) 넷플릭스는 그냥 끄고 다른 영화를 찾으면 되어서, 편하긴 했다. 낯선 영화 하나를 끝까지 보기 전에 한두 건의 영화를 보다가 껐다. # 공식이 뻔하지 않은 이유 영화는 꽤 뻔하게 전개된다. 도시에 사는 가브리엘라는 해고와 이별을 같이 겪는다. 뉴질랜드 대저택 이벤트 당첨은 삶의 환기가 되어 새로운 희망을 줄.. 2020. 4. 19.
[내 사랑] 행복을 찾아가요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봤다. 아마 씨네큐브였을 것이다. 혼자라기보단, 1인의 시간이 필요했고. 모처럼 마음 먹고 혼자 영화관을 찾았던 때였다. 무슨 영화를 볼지 망설이다가, 아마 별 이유 없이 이 영화를 봤을 것이다. 그때 나는 못해도 한 달에 한 번은 혼자 영화를 보자 마음먹고 실천하던 중이라. 영화를 보려 비워둔 날에 상영하는 영화 중 상영시간이 적당한 것을 보던 때였으니까. 온전히 나 혼자 만족하는 1인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코로나로 반강제로 여유로워진 시간 덕분에 집에서 영화보기를 시작했고. 아껴두던 이 영화도 다시 재생했다. 내 사랑, 모드 # 서로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건, 서로의 영역을 받아들이는 건 모드와 에버릿이 같이 지내는 모습은, 모난 돌이 서로 부딪히.. 2020. 4. 14.
[좋아해줘] 솔직할 수 없어도, 그래도 좋아해줘 여느 날처럼 넷플릭스 영화 목록을 뒤적이다가, 이 영화를 봐야지 싶었던 것은 두 가지 이유였다. 가볍게 보기 마땅해 보였고, 강하늘이 나와서 였다. 어쩌다보니 거의 하루에 한 편씩 영화를 본다. 리뷰를 쓰지 않은 영화들도 있다. 주로 또 본 영화들이다. 처음 본 영화들은 이렇게 리뷰를 간단하게나마 써보고, 순전히 재밌어서 또 본 영화들은 리뷰를 쓰지 않는다. 아무튼. 그렇게 매일 영화 한 편씩 보다보니, 처음 본 영화면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가 필요했다. 외화 말고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 내내 외화를 본 탓에 그냥 귀만 열어놔도 이해가 되는 우리나라 영화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게다가 강하늘이 나온다. 나에게 강하늘은 '동주'와 '동백꽃 필 무렵' 두 작품의 모습 밖에 모른다. 그리고 미묘하게 두 작.. 2020. 4. 6.
[변산] 뻔해서 좋은 후련함 때로 뻔한 얘기가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관용어구가 와 닿고 뻔한 말들이 정답인 때 말이다. 나의 존재가 특별한 것처럼, 내 상처 또한 특별하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아픔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살아 있는 모두 다 그런 상처 하나씩 갖고 있는 것 아닐까. 마땅히 보고 싶은 영화를 찾지 못해 넥플릭스를 뒤지다, '변산'을 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났다. 그때는 배우 고준을 중심으로 편집한 소개 영상이어서, 배우 고준의 스토리 위주로만 영화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영화 시작에 나오는 장면을 보며 내가 영화를 잘못 튼 줄 알았다. # 고준 앞서 말했듯, 고준이 생각나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아마 '열혈사제'가 막 끝난 쯤이었을 것이다. 각종 매체에서 고준에게 관심을.. 2020. 4. 1.
[결혼이야기] Being Alive, 살아간다는 건 아담 드라이버 영화를 처음 본 것은 '패터슨'이었다. 잠을 못이루고 마음이 괴로웠던 몇 년 전 겨울에 다정한 지인이 추천해준 영화였다. 첫인상은 '목소리'였다. 훌쩍 큰 키에 속을 알 수 없는 표정도 다 넘어서 그를 사랑하게 만든 건 시를 읊는 무뚝뚝한 목소리였다. 덤덤해서 항상 옆에 있어 줄 것 같은 목소리. '결혼 이야기'를 미뤄두다 이제야 보게 되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남은 것은 역시 '아담 드라이버'였다. 그리고 'Being Alive' 노래이다. # 이혼 상담 첫 장면에 두 사람은 이혼을 위해 상담을 선택한다. 아마도 상대에 대해 써오는 과제를 했던 것 같다. 니콜은 찰리에 대해, 찰리는 니콜에 대해 적은 텍스트가 등장한다. 그러나 니콜은 상담을 거부한다. 니콜은 더이상 찰리에게 자신을 내어줄 .. 2020.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