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하루는 스노클링 투어를 예약해 두었다. 재밌기도 했고 편안하기도 해서 우리는 따오의 마지막 하루를 스노클링으로 마무리하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전에 마친 어드밴스로 이미 다이빙의 매력에 빠져버린 터라. 처음 스노클링을 했을 때만큼의 재미를 느끼진 못했다. 게다가 날이 흐려서 전에 갔던 맑은 곳을 가지 못했다.
따오에서의 첫 스노클링 때 나는 거북이도 못 보고 상어도 못 봤다. 다른 분들은 봤다는데, 나는 수영도 못하고 물도 무서워서 잘 움직이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내가 수영을 못한다는 것을 안 가이드가 손을 잡고 끌고 다니기 시작했다. 물고기마다 많은 곳을 속속 알고 있는 가이드가 내 팔을 잡고 끌고 다녀준 것이다. 세상에… 편하고 물고기를 많이 봐서 좋긴 했지만. 내 맘대로 자유롭진 않아서 패키지 관광 다니는 기분이었다. 이동하실게요~ 내리실게요~ 이제 출발하실게요~ 이걸 물 속에서 경험하는 기분이었다. 나쁘다기보다, 어디는 지나가고 싶고 또 어디는 좀더 보고 싶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그냥 그랬다.
흐린 날이었고 물속이 탁했지만 가이드 덕분에 물고기를 많이 봤다. 거북이도 보고 상어도 보고 산호도 많이 보고. 흐린 날에도 물 속은 아름다웠다.
마지막 날 스노클링 투어에도 한국인이 한 명 있었다. 혼자서 태국을 한 달쯤 여행하고 있다는 여행객. 멋있고 부러웠다. 따오에서 지내는 동안 만난 여행객들을 나는 마냥 부러워했다. 부부가 혼자 그렇게 긴 시간 여행의 삶을 택하는 것은 어떤 힘이 있어서일까. 마음은 여행을 택하고 원하면서도 서울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 내탓이겠지. 선택에 좀더 힘을 가지길 바라본다.
여행객은 이제 막 오픈워터를 딸 참이었다. 그리고 수영을 잘 했다. 우리는 이제 막 따오를 떠날 참이었다. 이 만남이 참 아쉬웠다. 투어를 마치고 그날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우리는 자주 가던 싸이리 비치 식당에서 만나 밥을 먹고 얘기를 나눴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 번 만났다. 그녀의 이후 여행 얘기도 듣고 따오의 얘기 만으로도 우리는 한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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