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면 마음이 조금 느려진다. 주중에 쌓인 일들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나는 날. 그 틈을 따라, 명동에 나왔다.
명동대성당은 오래 봐도 늘 새롭다. 성당 앞 계단에 햇빛이 걸려 있고, 사람들은 조용히 오르내린다. 미사 시간이 아니어도, 들어가 앉아 있으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조용한 공기와 익숙한 향 때문에 그렇다.
잠시 머물고 나오면, 자연스럽게 발이 남산 쪽으로 향한다. 명동성당에서 남산공원 입구까지는 천천히 걸어 15분 정도. 일요일 오후에 걷기 좋은 거리다.
오르막길을 따라 걸으면 도시의 소리가 멀어진다. 차 소리 대신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얼굴에 닿는 속도가 느려진다. 남산은 그렇게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벤치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면 명동과 회현 사이가 작게 보인다. 조금 전까지 그곳에 있었던 게 맞나 싶게 멀다. 조용한 휴식이란 이런 거리감에서 온다.
일요일 오후의 남산은 무언가를 계획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걷고, 앉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주말의 마지막을 가볍게 정리해주는 시간.
명동성당의 고요함과 남산공원의 바람이 이어지는 산책로. 일주일의 시작을 차분하게 맞이하고 싶을 때, 이 조합은 언제나 실패가 없다.
오늘도 그렇게, 천천히 회복되는 하루가 끝나간다.
[카카오맵] 명동대성당 https://kko.kakao.com/BHPwjJ8CwY
명동대성당
서울 중구 명동길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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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맵] 남산공원 https://kko.kakao.com/E57MBPnuT5
남산공원
서울 중구 남산공원길 1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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