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사무실의 불을 끄고 나오며 생각한다. 떠남은 언제나 안도와 쓸쓸함을 동시에 남긴다. 하루의 업무를 마친 뒤의 물리적 이탈도 그러한데, 하물며 생의 모든 과업을 완수한 뒤의 떠남은 어떠할까. 부활 시기 제7주일, 교회는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낸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뒤 40일째 되는 날,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주님의 승천은 단순한 작별이 아니다. 그것은 지상에서의 가시적 현존을 거두시고, 우리 각자의 삶이라는 보이지 않는 성전 안에 머물기 시작하신 새로운 동행의 방식이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하신 말씀은 남겨진 이들에게 주어진 거대한 위임이자 사명이다. 2026년의 대축일은 특별히 '세계 홍보 주일'과 겹쳐, 기록하고 전달하는 이들의 소명을 다시금 일깨운다.
주말, 이천의 단내 성가정 성지를 찾는다. 순교자들의 선혈이 흐르던 이 땅 위로 이제는 평화로운 숲길이 펼쳐져 있다. 성지 깊숙이 자리한 '승천 언덕'을 오른다. 가파른 길을 오르며 거칠어지는 숨소리는 내가 지상에 속한 존재임을 여실히 증명한다. 마침내 정상에 서서 세상을 내려다본다. 하늘과 맞닿은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사소한 근심들을 한 줌의 흙으로 되돌린다.
승천을 지켜보던 제자들에게 천사들은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고 물었다. 하늘을 바라보는 시선은 깊어져야 하되, 땅을 딛는 발은 단단해져야 한다는 경책이다. 직장인으로서 다시 마주할 월요일의 일터는 우리가 복음을 살아야 할 구체적인 현장이다. 승천하신 주님은 더 이상 하늘에만 계시지 않고, 고단한 동료의 얼굴 속에, 내가 두드리는 키보드 자판 위에 현존하신다.
하늘로 향하는 마음을 품고 다시 산을 내려간다. 떠남은 버려둠이 아니라 신뢰의 증거다. 당신의 손끝에 이제 그분의 사랑이 머문다.

📍하늘과 맞닿은 묵상의 장소
단내 성가정 성지 (경기 이천) 조선 교구의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가문이 신앙을 지켰던 유서 깊은 곳이다. 성지 내 조성된 '승천 언덕'은 주님 승천의 신비를 묵상하며 침묵 속에 걷기 좋다. 2026년 현재 숲길 산책로가 정비되어 순례객들이 명상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매일 11:00 미사)
예루살렘 주님 승천 성당 (이스라엘 예루살렘) 올리브 산 정상에 위치한 이곳은 예수님이 승천하실 때 남기신 발자국 형상의 바위가 보존된 역사적 장소다. 8각형 모양의 작은 성당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사도들이 느꼈을 경외감을 가늠해 볼 수 있다.
💡 여행작가의 짧은 메모
- 기록: 승천 언덕 정상에서 발치 아래 펼쳐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보세요. '남겨진 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이 됩니다.
- 에티켓: 숲길을 걸을 때는 라디오나 음악을 끄고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그것이 가장 정직한 기도입니다.
- 준비물: 정상은 평지보다 바람이 강합니다. 가벼운 바람막이 점퍼를 챙기길 권합니다. 2026년 성지 내 안내 센터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리플릿을 내려받으면 더 상세한 역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https://place.map.kakao.com/18074467
단내성지
경기 이천시 호법면 이섭대천로155번길 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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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aps.app.goo.gl/BBQkVsNZVNKY3WV29
Chapel of the Ascension · Jerusalem
★★★★★ ·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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