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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지금

[성모성월] 5월, 계절의 여왕과 함께 걷는 어머니의 길

by 혜.리영 2026. 5. 1.

월요일의 사무실은 늘 비좁다. 이메일과 메신저 사이로 일주일이 증발한다. 5월이다. 담장마다 장미가 붉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진부하나 그 생명력은 실재한다. 직장인에게 5월은 휴일을 헤아리는 달이지만, 신자에게 5월은 어머니를 기억하는 달이다.

가톨릭 교회는 이 시기를 성모성월(Month of Mary)로 지낸다. 만물이 소생하는 가장 아름다운 때를 성모 마리아께 봉헌하는 전통이다. 18세기 중엽 유럽에서 시작되어 보편 교회 전체로 퍼졌다. 신자들은 이 기간에 특별히 성모님의 전구(轉求)를 청하며 묵주 기도를 바치고, 본당별로 '성모의 밤' 행사를 열어 꽃과 초를 봉헌한다.

주말이 되면 가방을 챙긴다. 노트북 대신 묵주를 넣는다. 여행작가라는 명함도 잠시 내려놓는다. 나는 그저 위로가 필요한 자녀로 길을 나선다. 성모성월의 성지는 관광지가 아니다. 지친 영혼이 잠시 머무는 정원이다.

성지에 서면 시각보다 청각이 먼저 깨어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 그리고 내 안의 소란이 잦아드는 소리. 성모님 앞에 초 한 자루를 켠다. 보고서의 수치와 기획안의 당위성은 이곳까지 따라오지 못한다.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짧은 화살기도 한마디에 평일의 고단함이 씻긴다.

다시 월요일을 마주할 힘은 여기서 나온다. 5월의 햇살 아래, 당신도 잠시 멈춰 서기를 바란다.

 

 

📍5월에 머물기 좋은 성모 순례지

남양 성모성지 (경기 화성)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대성당의 압도적인 공간감이 특징이다. 광활한 평원에 조성된 '20단 묵주기도 길'은 5월의 신록을 만끽하며 걷기에 최적이다. 2026년 현재 대성당 내부 미사와 순례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매일 11:00 순례자 미사)

감곡 매괴 성모 순례지 (충북 음성) 100년이 넘은 고딕 양식 성당과 성모 광장의 장미가 장관을 이룬다. 성당 내부에 보존된 총탄 흔적은 성모님의 보호하심을 상징하는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역사 박물관과 함께 돌아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매일 11:00 미사, 월요일 제외)

대구 성모당 (대구 중구) 프랑스 루르드 성모 동굴을 본뜬 붉은 벽돌의 이국적인 공간이다. 도심 속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담장 안은 놀라울 만큼 고요하다. 저녁 무렵 붉은 벽돌 위로 떨어지는 낙조와 함께 바치는 기도가 아름답다. (대구대교구청 내 위치)

 

💡 여행작가의 짧은 메모

  • 준비물: 개인 묵주와 미사보.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작은 수첩.
  • 에티켓: 성지는 기도하는 공간이다. 사진 촬영은 미사 시간을 피하고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 마음가짐: 완벽한 사진을 찍으려 애쓰기보다, 성모님 발치에서 10분만 고요히 앉아 있어 보길 권한다. 그것이 가장 완벽한 5월의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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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성모성지

경기 화성시 만세구 남양읍 남양성지로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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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충북 음성군 감곡면 성당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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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 성모당

대구 중구 남산로4길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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