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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지금

9월 가톨릭 동행 │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삶의 무게를 견디며 걸어가는 법

by 혜.리영 2026. 9. 14.

9월의 중순, 전례력에는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이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구원의 신비를 담은 십자가의 의미를 가만히 묵상해보는 날이다. 매일 일정한 시각에 출근하고 묵묵히 제 몫을 해내는 평일의 시간들. 그 성실한 궤적 속에서 삶의 고요한 중심을 가다듬는다. 화려한 자극을 찾아 떠나기보다, 나를 가만히 돌아볼 수 있는 고요한 성지로 향하기로 한다.

9월 14일은 가톨릭 교회의 주요 전례 기념일 중 하나인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 지신 십자가를 바라보며, 묵묵한 희생과 사랑의 의미를 깊이 기억하는 날이다.

십자가라는 단어 앞에 희생의 무거움만을 떠올리지 않는다. 내가 매일 서 있는 일터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고 나만의 조용한 루틴을 지켜내는 일, 그 정성스러운 반복이야말로 내 삶을 지탱하는 단단한 십자가이자 중심이 되어준다. 정돈된 책상 위에서 매일의 과업을 담담히 처리해 나가듯, 나에게 주어진 일상을 소중히 다루는 자세에서 진정한 내면의 힘이 비롯된다.

 

 

단단한 루틴으로 일상을 가꾸는 이들에게 이번 주말 추천하고 싶은 성지는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한 공세리 성당이다.

조선 시대 조창이 있던 역사적 장소에 세워진 공세리 성당은 수령 300년이 넘은 거목들과 고풍스러운 성당 건물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성당 둘레를 따라 조성된 '십자가의 길' 14처를 거닐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세월의 무게를 품은 고목들 사이로 조용히 내리쬐는 햇살이 길을 밝힌다. 거창한 수식어나 길어진 기도 없이도, 묵묵히 성당 마당과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 마음의 소란함이 조용히 가라앉는다. 성당 주변의 아산호 노을길이나 한적한 시골길을 함께 둘러보며 주말의 조용한 여운을 누리기 좋다.

주말 동안 성당 마당을 스쳐 간 바람과 깊은 나무 향을 안고 다시 월요일의 자리로 돌아온다. 나의 단정한 일상을 다시 이어갈 정돈된 마음을 얻는다. 삶을 지탱하는 무게도, 나를 돌보는 힘도 매일의 담백한 루틴 속에 깃들어 있다.

[성지 정보]

  • 장소: 공세리 성당
  • 주소: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
  • 전화번호: 041-533-8181

미사 시간 및 상세 안내는 방문 전 본당 사무실이나 공식 안내 채널을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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