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여름의 녹음이 짙어지는 6월 12일이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이자 ‘사제 성화의 날’이다. 예수의 뜨거운 사랑을 본받아 자신을 봉헌한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의 삶에 깃든 거룩함을 되새기는 시간이다.
사제 성화의 날: 목자를 위한 기도
사제 성화의 날은 사제들이 그리스도의 성심을 닮아 거룩해지도록 기도하고, 신자들이 사제직의 고귀함을 되새기는 날이다. 1995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제정되었다.
- 의미: 사제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잇는 다리이며, 예수의 사랑을 전하는 도구다.
- 지향: 사제들이 복음의 기쁨을 살고, 신자들은 그들이 지치지 않도록 영적 지지를 보내는 데 목적이 있다.
평범한 일상을 지키는 거룩한 손
금요일 오후, 한 주간의 업무를 갈무리하고 성당 마당을 서성인다. 직장에서 마주한 수많은 과업과 성취들이 나를 성장시킨다면, 이곳에서 만나는 사제의 뒷모습은 나를 정화시킨다. 사제는 특별한 이가 아니다. 우리의 고백을 묵묵히 들어주고, 상처 입은 영혼 위에 축복의 손을 얹어주는 사람이다.
내가 직장 생활을 긍정의 도구로 삼아 세상을 향해 나아갈 때, 사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도로 지탱한다. 사제의 손마디에 맺힌 시간들을 생각한다. 화려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아도, 누군가의 슬픔을 닦아주는 것만으로 자신의 생을 채우는 삶. 그 헌신적인 에너지는 내가 주말 여행에서 얻는 활력만큼이나 뜨겁고 강렬하다.
사제 성화의 날은 단순히 사제를 칭송하는 날이 아니다. 그들의 인간적인 약함까지도 사랑 안에서 거룩해지기를 함께 염원하는 날이다. 사제가 예수 성심의 통로가 되어줄 때, 우리 신자들의 평범한 일상 또한 그 통로를 타고 흐르는 사랑으로 인해 비로소 거룩해진다. 6월의 햇살 아래,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사제들의 발걸음에 깊은 감사를 보낸다.
사제의 길을 묵상하다: 6월의 순례지
사제의 삶과 신앙의 원천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들이다.
천주교 서울교구 용산신학교 (원효로 예수성심성당 내) 한국 사제 양성의 요람이다. 붉은 벽돌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사제의 길을 선택했던 청년들의 고뇌와 결심이 전해지는 듯하다. 이곳은 존재 자체로 하나의 기도다. 사제들이 처음 품었던 그 뜨거운 성심을 묵상하며 조용히 산책하기 좋다.
천주교 대전교구 솔뫼성지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탄생한 곳이다. '길 위의 사제'였던 그의 용기는 오늘날 우리 곁의 목자들에게로 이어진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우리 시대 사제들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가득 담은 목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화살기도를 바쳐본다.
사제의 기도가 있기에 우리의 일상은 평화롭다. 이번 주말, 당신의 기도가 당신 곁의 사제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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