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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지금

[국제 우정의 날] 경계를 지우고 곁을 내어주는 일

by 혜.리영 2026. 7. 30.

 

7월 30일, 국제 우정의 날

한 주의 피로가 묵직하게 쌓이는 목요일 저녁이다. 쉼 없이 달려온 7월의 끝자락, 퇴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알림이 울린다. 멀리 사는 오랜 벗이 보낸 무뚝뚝한 문자 한 통이다. 별일 없냐는 짧은 질문에 가만히 미소가 지어진다.

7월 30일은 유엔(UN)이 지정한 국제 우정의 날이다. 사람과 사람, 나아가 나라와 문화 사이의 우정이 세상의 장벽을 허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제정된 날이다.

낯선 이에게 곁을 내어주는 환대

나이가 들수록 우정의 정의는 넓어진다.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이들만을 뜻하지 않는다. 텍스트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마음을 알아채 주는 직장의 동료,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나 다정한 눈빛을 나누는 이들 모두가 귀한 벗이다.

유엔이 이 날을 국제적인 기념일로 세운 본뜻을 생각한다. 우정은 단순히 마음이 맞는 이들끼리의 친목에 그치지 않는다. 나이와 성별, 나아가 국경과 인종의 경계를 지워내는 일이다. 낯선 존재에게 기꺼이 내 삶의 한 구석을 내어주는 다정한 환대다.

우리는 나와 다른 것들을 쉽게 경계하곤 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 속에 숨어 안도하려 한다. 그러나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세상은 점점 더 고립될 뿐이다. 편견을 걷어내고 타인을 포용하는 연대의 마음. 그것이 삭막한 시대를 버텨내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고단한 퇴근길, 늘 곁에 있어 준 이들과 내 삶을 스쳐 간 모든 다정한 인연들을 향해 마음 깊이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국경 없는 마을에서 마주한 인류애, 안산 다문화마을특구

세계의 이웃들이 모여 소통하는 공간, 경기 안산의 다문화마을특구로 향한다. 목요일 오후의 원곡동 골목길은 이국적인 풍경으로 가득하다.

낯선 언어로 적힌 간판들과 생소한 향신료 냄새가 거리를 채우고 있다.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온 이웃들이 저마다의 문화를 품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다문화길을 느리게 걷는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 그저 또 다른 삶의 방식일 뿐임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길이다.

거리를 지나 특구 중심에 위치한 원곡공원으로 걸음을 옮긴다. 푸른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조용한 산책로다. 벤치에 앉아 국적이 다른 이들이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는 풍경을 가만히 바라본다.

화려한 수사는 없다. 그저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마주하고, 삶의 무게를 나누는 담담한 모습이다. 우정이라는 것은 결국 거창한 장벽을 허무는 작은 환대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 고즈넉한 공원의 풍경이 말없이 증명하고 있다. 7월을 마무리하며 내 마음의 경계는 어디쯤에 있는지 나직하게 되짚어본다.

다문화마을특구 미디어센터 경기 안산시 단원구 부부로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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