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트모던 갤러리는 추천을 받아 가게 되었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양 옆 길에 난 작은 디자인샵도 좋다고 들었지만, 우리는 해질녘에 가게 되어 거기까지는 가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미술관만으로도 너무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1994년 테이트 갤러리가 그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현대미술을 위한 새로운 미술관으로 개조한다는 발표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과연 질레스 길버트 스콧 경(1880~1960년)이 발전(發電)을 위해 설계했던 이 공간을 미술 전시를 위한 곳으로 개조할 수 있을까? 수많은 엘리트 건축가 그룹이 현장에서 건물을 조립하는 방법을 포함한 서로 다른 여러 계획을 내놓았다. 그리고 1995년에 헤르조그&드뮤론이 마침내 이 새로운 미술관의 설계를 맡게 됐다.
벽돌로 만든 기념비적인 벽면과 세로로 긴 선을 만들어 내는 창문, 그리고 랜드마크인 굴뚝과 같은 예전 외형이 그대로 보존되었다. 하지만 발전소 내부는 완전히 개조되었다. 7층 높이에 바닥 면적 3천4백 평방미터의 큰 발전실은 입구 로비로 개조되었으며, 이 공간은 동시에 매해 바뀌는 설치미술 전시 장소로도 만들어졌다. 그리고 주(主) 갤러리들은 건물의 정면 건너 세 층에 만들어졌다. 어떤 갤러리는 두 배의 크기로, 또 다른 갤러리는 템즈강을 바라보는 방향에 만들어지는 등 서로 다른 크기와 비율로 개조되었다.
이 공간 안에서는 두려움을 품게 하는 현대미술의 미로에 빠져버릴지도 모른다. 가벼운 터치, 세련된 마무리, 절묘한 세부와 함께, 건축가들은 이 미술관을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오늘날 수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건축물 중의 하나이다."
"런던이 이 건축물의 구성에 벽돌의 검댕같이 스며들어 있다."
로완 무어, 건축 비평가
[네이버 지식백과] 테이트 모던 [Tate Modern]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2009. 1. 20., 마로니에북스)
여행 첫날 마지막 일정이 테이트모던 갤러리였다. 좀더 일찍 도착하려 했으나 일정이 늦어지고 늦어져 우리는 해가 거의 다 진 후에야 도착하게 되었다. 다행히 개관시간이 길어 우리는 미술관 관람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미술관 내부는 크고 넓다. 그리고 해설 라디오(?)를 대여하기에 해설을 들으며 다닐 수 있다. 내내 해설을 듣기가 피곤하다면, 원하는 그림에 맞춰 골라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나는 영어가 짧아서 대여하지 않았다. 관심이 가는 그림이 있으면, 그림을 유심히 오래 보고 그 옆의 설명을 더듬더듬 읽어 정보를 살짝만 얻어 갔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해설을 듣는 것보다 한 그림을 오래 보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오래오래 보고 눈에 담고 그리고 궁금한 것들을 그 후에 찾아봐도 된다고 말이다. 그림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일 수 있다. ㅎㅎㅎ
미술관 내부에 있는 카페의 풍경이 참 좋았다. 3층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강 건너 세인트폴 성당이 보이고 야경 전망이 아주 멋있었다.
한참 사진을 찍고 나왔다. 테이트모던 갤러리는 여행객 아닌 듯, 학생인 듯 가방 하나 메고 와서 하루 종일 지내며 보고 생각하고 쓰기 좋은 곳 같았다. 그리고 미술관을 나와 강을 건너(밀레니엄 다리 였던가?) 세인트폴 대성당 쪽으로 넘어갔다.
넘어가는 길에 강변, 다리 밑에서는 어느 음악가가 노래를 부르며 연주하고 있었다. 밤 강 음악 불빛...하......설레었다. 같이 간 일행들이 버스 놓친다고 빨리 오라는 손짓만 없었다면 ㅠㅠ
그 곳, 그 밤, 그 순간을 오래오래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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