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 14년02월

 

 

  많은 사람들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이라 하면 성공회 성당을 떠올릴 것이다. 그곳도 멋진 곳이다. 그러나 지금 얘기하려는 성당은 가톨릭 성당이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시 빅토리아 거리(Victoria Street)에 위치한 가톨릭 성당이다. 웨스트민스터 대교구의 주교좌 성당이고, 잉글랜드(England)와 웨일스(Wales)에서 가장 큰 가톨릭 교회로 영국 가톨릭의 중심지이다. 흔히 영국 왕의 대관식이나 왕실의 결혼식 등으로 유명한 영국 성공회(聖公會)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Westminster Abbey)과 혼동되곤 한다.

헨리 8세(Henry VIII, 재위 1509~1547)가 로마가톨릭교회와 결별하고 성공회를 설립한 후 영국에서 가톨릭 교회의 활동은 제약을 받았다.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영국 성공회와 로마 교황청의 관계가 개선되었고, 1850년 와이즈맨(Nicholas Wiseman, 1802∼1865) 추기경이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주교로 다시 취임하였다. 1865년 첫 번째 웨스트민스터 대주교였던 와이즈맨 추기경이 죽은 후 그를 기념해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설립이 추진되어 모금이 이루어졌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은 네오-비잔틴(Neo-Byzantine) 양식으로 세워져 매우 화려하고 특색 있는 외관을 하고 있다. 전면에 90미터 높이의 커다란 시계탑이 솟아 있으며, 입구의 아치와 기둥의 조합도 화려하고 아름답다.

1995년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이곳을 방문해 예배에 참여했는데, 이것은 헨리 8세 이후 영국의 왕들 가운데 현역 군주로는 처음으로 가톨릭 의식에 공식 참가한 것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웨스트민스터 대성당(가톨릭) [Westminster Cathedral, ー大聖堂] (두산백과)

 

 

  이곳은 런던 여행 중에 마침 주일이 껴 있었고 혹시 근처에 가톨릭 성당이 있을까 싶은 마음에 검색하다가 찾게 되었다. 우연찮게도 숙소에서 걸어갈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고, 오전 미사 시간에 맞춰 갈 수 있었다. 얼떨결에 일행과 떨어져 혼자 가게 된 첫 발걸음이었다. 이전까진 해외여행에서 일행과 떨어져 단독 행동을 한 적이 없었다. 이후에는 물꼬가 터지듯 왕왕 혼자 다녔지만...ㅎㅎ

  내가 참례한 미사가 아마 오전 첫 미사였던 듯 싶었다. 길을 헤매서 조금 늦게 들어갔다. 성당은 어마어마하게 컸다. 조용히 들어가 뒷자리에 앉아 미사를 드렸다. 낯선 언어로 듣는 익숙한 미사...새롭고 좋았다. 나는 주변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낯선 외국인들 사이에 앉아 미사를 보는 것이 영 익숙치 않아 좀 긴장한 상태였다. 게다가 짧은 영어로 미사 내용을 알아들으려 하니...긴장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미사 중 평화의 인사 시간이 왔다. 나는 평소 하듯이 간단한 목례로 인사를 하려고 했다. 하나 더 보탠다면 평소보다는 좀더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네야지,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앞자리에 앉은 과묵하게 생긴 백발의 할아버지가 휙 몸을 돌려 손을 내밀었다. 'peace be with you' '평화를 빕니다' 포근하고 큼직한 손이 그간 긴장을 눈녹듯 사라지게 했다. 오가는 평화의 인사에 나는 사르르 긴장도 마음도 녹았다.

  미사 중에 추측컨대 고등학교 수학여행 쯤으로 보이는 한무리의 학생들이 들어왔다. 미사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그들은 바로 성전 앞으로 가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 모습이 신기했다. 그냥, 신기했다. ㅎㅎㅎ

  미사가 끝나고 나는 성당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둘러보는 동안 벌써 다음 미사가 시작할 때가 되어 성당에서 나왔다. 다음 미사는 어린이 미사인듯 했다. 아이들 목소리로 신나는 성가가 울렸다. 기분 좋은 아침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