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이 서툴러요. 왜냐하면 길을 걷던 현장에서 매일 쓴 글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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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7.일
이 날은 평탄한 길이어서 처음으로 배낭을 메고 걷기로 했다. 아주아주 힘들었지만, 잘한 선택! 수비리에서 처음으로 캄캄한 밤에 나왔다. 다이소에서 산 헤드랜턴이 빛을 발하는 순간! 정말 어두운 산길로 들어가야했다.
만난 사람
1) 해드랜턴 없이 가던 캐나다 할아버지. 현대로 출장 와서 한국에서 6개월 살았다고 했다. 전날 비가 와서 길이 엄청 미끄러웠다. 할아버지는 헤드랜턴도 없었다. 내 헤드랜턴이 아주 밝아서 할아버지 길까지 비추며 같이 걸었다. 어느 정도 동이 터서 미약하게나마 길이 보일락말락 할 때 할아버지는 걸음이 느려 힘에 부치는지 나보고 고맙다고 먼저 가라고 했다. 잘 걷고 계시려나..
2) 단체 관광객 가이드
가이드 두 분 다 참 일하느라 힘들지, 싶었다. 내가 알베르게를 떠날 때 젊은 가이드는 나에게 비타민을 하나 챙겨 주었다. 여자 가이드는 길에서 만났는데 커피라도 사 마시라며 현금을 주셨다. 그러려니하고, 미안하다 이해해달라 등의 말만으로 넘어가도 될테인데. 생각해주는 마음이 고맙다.
이 날은 정말 가방과의 싸움… 걷다가 어느 길에서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서 지나가던 주민에게 화장실을 물어봤는데 흔쾌히 자기 집 화장실 쓰라고 데려갔다.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그녀는 내게 너 가방이 너무 커, 라고 말했다. 목적도 기능도 상실한 내 가방은 애물단지가 될 처지에 놓이고 만 것이다.
걷다가 중간에 어느 길에선가 나무 밑에 서너 명 모여 있어 뭔 일인가 했는데. 무화과 나무 였다. 잘 익은 무화과를 내게도 건네줬고. 너무 맛있었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빨래하고 바로 잤다. 넘 피곤했으니까…
https://maps.app.goo.gl/v5hyA3f2S61ejd1W9
https://maps.app.goo.gl/PGgiyDDJqVG9xzF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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