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이 서툴러요. 왜냐하면 길을 걷던 현장에서 매일 쓴 글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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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9.화
용서의 언덕을 지나는 날이다. 첫날 피레네 산맥에 호되게 당해서인지, 언덕이라고 하면 지레 겁을 먹고 배낭부터 보내버렸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는 걸을만한 느낌?
그러나 용서의 언덕을 오르며 누구를 용서해야하는가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언덕은 언덕이니까!! 헥헥 힘들다.
언덕에 오르니 많은 사람이 있었다. 한국인도 꽤 있었는데
바위 벤치에 걸터 앉은 두 아주머니에게 오렌지를 권했지만 두 분 다 안 드셨다. 그림을 그리던 아주머니와는 다시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며 안면을 텄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만났다.
사진을 서로 찍어주던 한국인 두 명 중 한 분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잘 찍어주었고, 그 분은 나중에 다시 만났다. 둘다 다시 만났다.
내려오는 길에서야 용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용서를 하는 것보다는 용서를 청해야겠구나.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용서를 청해야 할 내용을 전했다.
그리고 도착한 푸엔테레이나. 숙소에 주방이 있어서 처음으로 블럭 국을 끓여 먹었다. 속이 뜨뜻하고 아주 좋았다. 숙소에서 쉬다가 나가려는데, 어떤 아저씨가 대만인 홍콩인 한국인 저녁 먹는데 같이 먹을래? 라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나중에 후회했다)
돌아다니다가 론세스에서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났다. 그런데 같이 앉아 있는 분은 용서의 언덕에서 사진 찍어준 분 아닌가. 그 자리에서 왓츠앱 교환했다.
저녁을 먹으러 가니, 대만인 두 명, 홍콩인 한 명, 한국인은 나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서로 다 영어가 짧아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고. 어쩔 수 없이 자주 중화 언어로 자기들끼리 대화를 하니 답답했다. 이럴 시간에 미사를
갈 걸. 재미도 없고 지루하기만한 시간이라 다음부터는 안 가기로 했다. 홍콩인 아저씨는 그래도 서로 짧은 언어로 얘기 많이 건네주고 해서 고마웠지만… 그래도 너무 피곤한 시간이었다.
다음 날은 가방을 메고 걸을 것이니 일찍 자야지.
https://maps.app.goo.gl/K8c4nuF2EeEkAU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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