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매체의 예술 작품 전시: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등 국내외 유명 갤러리 참여: 21개국 207개 갤러리 참여 신진 작가 발굴 및 지원 다양한 부대행사: 작가와의 대화, 워크숍 등
이번에 Kiaf Seoul 2024 다녀왔습니다!!
다채로운 매력으로 가득한 키아프 서울 2024, 어떤 전시였는지 함께 볼까요?
Kiaf Seoul 2024는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요. 국내외 현대 예술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 같은 일반인은 눈길이 가는 그림이 한정적이고, 전시에서 본 모든 작품을 다 알아보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지만. 그래도 편한 신발과 튼튼한 두 다리만 있다면, 예술적 시야를 확장시켜 줄 좋은 자리였습니다. 예술 문외한도 즐길 수 있어요!
지금부터 저의 눈길이 닿았던 작품 소개해드릴게요. (작품을 왜 담았는지 저의 짧은 소감을 덧붙였어요. 꽤 스압이 될테니, 각오하세요!!)
실물로 보면, 생생하게 느껴지는 질감에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지나가다 보고는 질감 표현에 눈길이 사로잡혀서 작품 앞에서 왔다갔다 하며 한참 보았다.
담백한 선과 담담한 색에 발길이 멈췄다. 그림을 한참 보다가 제목을 보고는, 다시 또 한참 그림을 보았다. 전시를 가면 늘 궁금했던 것이 그림에 대한 제목이었다. 너무도 '무제'를 자주 쓰기에, '무제'를 쓰는 작가의 마음이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 작가는 오히려 제목을 너무 잘 지은 것 같아서...또 이 작가의 마음이 궁금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자전거 타는 앵무새가 눈에 띄어 그림을 보게 되었다. 작가의 작품 몇 점을 같이 보다보니...왜 앵무새일까 궁금했다. 작가가 앵무새를 키우나? 좋아하나? 이렇게 작가들이 페르소나를 가질 때 어떻게 그것을 취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아련한 표정이지만, 황금빛 몸체를 가지고 있어서 마치 인간을 기다리는 오래된 AI 로봇과 같은 느낌이 든다. 돌아오기로 한 사람이 오지 않아 기다리는. 로봇의 시대가 왔을 때 이렇게 사람을 기다리는 AI가 생길 수 있을까. (작가가 전혀 다른 의도로 만들었을텐데, 나는 그렇게 느꼈다)
광(光)으로 피부와 머리카락 등 사람의 질감을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움직임에 따라 질감이나 표현이 다르네 보이는 작품이 전체적으로 많았다. 그 중에서 제일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이 그림을 보고 하나 알게 된 게 있다. 나는 좀 이정도 붓질과 질감, 거침없는 느낌의 그림을 좋아한다. 색감도 그렇고 그림 표현도 그렇고, 과하지 않게 적당한 거침없음이 보였고 나는 이정도를 좋아했다. 이 분 그림 앞에서도 한참 있었다.
작품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이 작품에서 저 발자국이 눈길을 잡았다. 작품 설명을 좀 듣고 싶었는데, 듣지 못해 아쉬웠다.
각 갤러리마다 전시하는 스타일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어느 갤러리는 완전 오픈형이어서 어느 방향에서도 그림이 보이도록 설치된 곳이 있는가하면, 어떤 곳은 노출된 그림과 안쪽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한 그림도 있도록 배치했다. 위의 감성빈 작가의 그림이 그런 곳에 있었다. 숨겨진 곳에 자리한 작품은 대부분은 그냥 그랬다. (내 시선 기준으로;;) 감성빈 작가의 그림은 꺽인 공간으로 들어간 순간 정말 내 앞에 주황빛 바다가 펼쳐진 듯, 새로운 세계가 열린 듯 시선을 환기시켜 주었다. 작가와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더욱 그림이 잘 보였다. 슬픔 그리고 위로. 각기 다른 작품이었지만 마치 프레임을 맞춘 듯 배치된 작품이 더 돋보였다. 슬픔으로 끝나지 않고 위로까지 있어서 나는 슬프지만 따뜻함이 느껴져서, 그림 앞에서 포근함에 휩싸인 듯 했다.
산수화 같은 분위기가 난다 싶었는데, 한국적인 감각이 담긴 작품이라고 해서 신기했다. 두 작품 모두 각각 담다하는 기준 색이 있는데 그 색이 압도적이지 않고 담백하게 잘 어울렸다.
작가가 어디를 보고 그렸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림을 보고 제주가 떠올랐다. 제주 어딘가에 저런 곳, 저런 밤, 저런 빛이 있을 것 같다. 실제할지는 모르겠지만 제주를 떠올리게 해서 인상 깊었던 그림이다.
추석 맞이 그림인가...ㅎㅎㅎㅎ 외국 작가의 작품이었다. 보름달이 활짝 웃고 있어서, 보름달 기운 받는 느낌으로 그 앞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처음 눈길이 머물렀던 것은 위의 하얀 설원의 도로를 달리는 캠핑카였다. 하얀 눈으로 눈부시고, 코끝은 시리고 아무도 없는 도로가 막막하기도 하지만 내가 가 닿을 거기가 있다는 생각에 신이나기도 한, 여행길 혹은 방랑길.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은 파랑색이었다. 잘 모르지만, 파랑색을 쓰는 것이 회화에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파랑색이 주 색깔이 되는 작품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캔버스에 파란색 물감을 치덕치덕 칠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림은 그릴 줄도 모르지만, 이런 낙서 같은 그림이 제일 신기하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더 있었는데. 공백이 더 많았던 이 작품에만 눈길이 갔다. 더 빼곡히 채워진 그림은 뭔가... 더 낙서 같아서..^^;; 이 정도 낙서여야 나는 그림으로 받아들일 수 있나보다.
외국 작가의 작품이었다. 실감난다라고 하기에는 인공적인 태가 많이 난다. 그럼에도 매끈하게 특히 물방울이 그럴싸하게 잘 표현되어 있어 신기했다. 갤러리로 들어서니 작가인 듯한 외국분이 나에게 리플렛을 나눠주었다. 작지만 뭔가 따뜻하기도 했다.
한 점씩 뭍힌 물감도 좋았고, 배경으로 날린 뿌연 전경도 좋았다. 그러고보니 키아프에서 이런 식으로 배경을 날린 듯한 표현, 초점이 안 맞는 듯한, 뿌연 그런 표현이 회화에 많았다. 올해 유행인가?
이 그림들을 보고서는, 따라그리기 도안 팔았으면 나는 하나 샀을 것 같다. 질감도 색도 그림체도 신나게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신남이 묻어 있다. 아이패드로 모작이라도 해봐야겠다.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으면 나는 좋아하는 것 같다.
이 그림을 보고 내가 아는 작가가 생각났다. 신다인 작가의 작품들이 생각났다. 초록, 풀로 그려지던 그녀의 기름이 떠오른 건, 비슷한 초록과 풀의 느낌 때문이었겠지. 초록과 풀을 모티프로 그리는 그림은 다 섬세한가? 이 그림에서도 섬세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좀더 현실과 비현실 사이 공간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그림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을 끄집어낸 작품이다. 그림을 보는 순간, 순례길의 어느 마을이 생각났다. 정확히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매일 도착하던 까미노의 어느 마을. 저녁을 먹고 알베르게로 돌아가는 길 어스름한 스페인의 저녁을 떠올리게 했는데. 신기하게도 스페인 작가의 작품이었다.
이 두 작품은 너무 재밌잖아. 고전을 비꼬거나 해체하거나 파괴하지 않고, 고전이 가진 가치 그대로 현재와 만나는 작품이라 재밌었다. 유쾌하다고 할까? 그러다 문득 문학은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잠깐 생각이 들었다. 아주 잠깐.
대 이것도 재밌는 작품이었다. 요즘의 예술이란 플라스틱 백에 담긴 것 아니겠는가. 요즘의 문학이란 이북리더기 안에 있는 것처럼?
독일 작가의 작품이었던 것 같다. 거침없는 물감의 질감과 무엇보다도 색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치덕치덕 칠한 것 같은데 어떻게 저런 색을 찾아내고 만들어내지? 특히 하늘의 질감이 눈에 띄었다.
아기자기하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가까이에서 그림을 보고 또 한 발 멀리서 그림을 보고 와- 했다. 숨겨둔 사람 얼굴 하나가 살짝 웃고 있어서, 그림을 보는 나를 보고 살짝 재밌어 하는 것 같아서, 와-
이것도 외국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해당 갤러리 다른 그림에 사로잡혀 갤러리 들어갔다가 이 그림 앞에서 발길이 잡혔다. 그림 속 물에 잠긴 발처럼, 잠시 발등을 간지럽히는 물의 진동을 느낀 것처럼.
지나가다가 피식 웃음 짓게 한 그림이었는데, 그림명도 'Connect'이다. 평범한 일상인이라 그림을 척 사다 걸어놓을 돈은 없지만, 엽서라도 하나 있으면 가지고 가고 싶은 그림이었다.
작가 이름을 찍어오지 못해 아쉽다. 하얀데 화려할 수 있구나. 하얀색은 나도 모르게 하얀, 이라고만 생각했지 '색깔'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 그림을 보는데, 화려하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