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은 한주의 한가운데다. 앞도, 뒤도 길다. 그래서인지 더 자주 멈추고 싶어진다.
저녁 무렵, 강남역에서 걸어 역삼동성당으로 갔다. 퇴근 시간의 강남은 늘 분주하다. 사람들이 쏟아지고, 불빛은 바쁘게 움직인다. 그 사이를 비집고 성당으로 들어서면 공기가 갑자기 조용해진다.
역삼동성당은 도심 속에 있지만 소리가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다. 잠깐 앉아 숨을 고르기 좋은 공간이다. 바쁜 하루를 내려놓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걸 이곳에 오면 매번 기억하게 된다.
성당을 나와 공원 쪽으로 걷는다. 역삼근린공원까지는 금방이다. 길을 건너면 곧 나무가 보이고 도시의 소리가 조금씩 작아진다.
공원에 들어서면 어둠 속에서도 사람들이 천천히 걷는다.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 조용히 통화하는 사람,
그냥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 각자가 나름의 방식으로 수요일을 버티고 있었다.
작은 공원이라 더 좋다. 너무 넓지 않아서 마음이 허투루 새지 않는다. 짧게 한 바퀴 돌면 머릿속에 뒤섞인 것들이 조금씩 정리된다.
역삼동성당에서 역삼근린공원까지. 멀지 않은 길이지만 중간에 잠시 숨을 고르게 해주는 저녁이다. 한 주의 속도가 너무 빨라질 때 이 짧은 산책이 마음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카카오맵] 역삼동성당 https://kko.kakao.com/Metx9eQzzV
역삼동성당
서울 강남구 언주로85길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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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맵] 역삼개나리공원 https://kko.kakao.com/3DVdAvVH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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