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시기를 걷다 보면, 네 번째 주일에 이릅니다. 가톨릭 교회는 이 날에 성소 주일을 보냅니다.
조금 낯선 단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소(聖召)’는 한자로는 거룩할 성(聖), 부를 소(召).
말 그대로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는 뜻입니다.
성소 주일은 어떤 날일까요?
성소 주일은 부활 제4주일에 지내는 날로, 전 세계 교회가 함께 성소를 위해 기도하는 주일입니다.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은 이 날을 ‘성소를 위한 세계 기도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이후 교회는 매년 이 주일에 사제와 수도 성소를 위해 특별히 기도해 왔습니다. 이 날 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자신을 ‘착한 목자’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이 선포됩니다. 양을 알고, 이름을 부르고, 끝까지 책임지는 목자. 교회의 목자들, 곧 사제와 수도자를 위한 기도의 날이 바로 성소 주일입니다.
그런데 성소는 사제만의 이야기일까요?
가톨릭에서 말하는 성소는 특정 직업을 뜻하지 않습니다. 사제나 수녀만을 위한 단어도 아닙니다. 성소는 하느님께서 각 사람을 부르시는 삶의 길입니다.
- 사제로 사는 길
- 수도자로 사는 길
- 가정을 이루는 혼인 성소
- 세상 안에서 평신도로 살아가는 길
교회는 이 모든 삶을 부르심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니 성소 주일은 “누가 신부가 될 것인가”만을 묻는 날이 아닙니다. “나는 어떤 삶으로 부름받았는가”를 묻는 날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우리는 흔히 이렇게 묻습니다.
어떤 직업이 안정적인가.
어떤 선택이 유리한가.
어디로 가야 더 인정받는가.
성소 주일은 조금 다른 질문을 건넵니다.
나는 어디에서 가장 나답게 살아 있는가.
나는 어떤 자리에서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는가.
나는 무엇을 할 때 마음이 깊이 기뻐지는가.
성소는 거창한 이상이 아닙니다. 삶의 자리에서 꾸준히 책임지는 태도입니다. 부르심에 응답하는 방식은 결국, 오늘을 성실히 살아내는 일입니다.
성소를 위한 기도, 그리고 우리의 실천
성소 주일에 교회는 사제와 수도 성소를 위해 기도합니다. 공동체를 이끌 목자들이 계속해서 세워지기를 청합니다.
동시에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도 이렇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 누군가의 선택을 존중해 주기
- 젊은 이들의 고민을 가볍게 여기지 않기
- 자신의 삶을 함부로 낮추어 말하지 않기
- 맡은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기
가톨릭에서 성소는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의 삶은 부르심 안에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부활 제4주일, 성소 주일.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묻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로 불리고 있는가.
그리고 그 부름에, 나는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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