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8일, 정보보호의 날
스마트폰 화면이 쉴 새 없이 깜빡인다. 새로운 메일, 실시간 뉴스, 누군가의 일상이 담긴 사진들이 화면 가득 쏟아진다. 세상은 잠시도 나를 혼자 두지 않는다.
7월의 둘째 수요일은 정보보호의 날이다. 사이버 공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소중한 개인정보를 지키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보이지 않는 가상 세계에서 나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는 날이다.
내 마음의 방화벽을 세우다
수요일 오후, 밀려드는 데이터 속에서 문득 피로감을 느낀다. 비밀번호를 바꾸고 보안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내 정보는 그렇게 지켜내고 있지만, 과연 내 마음의 경계는 안전한가 자문해 본다.
화면을 들여다보는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타인의 시선과 소음을 내면에 들여놓는다. 정작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은 잃어버린 채 살아간다. 끊임없이 외부와 연결되느라 내 안의 고요가 침해받고 있다면, 그것 또한 심각한 보안 경보와 다름없다.
잠시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는다. 검은 화면 속으로 소음이 가라앉는다. 가장 안전한 보호는 때로 완벽한 차단에서 온다. 세상의 신호를 끄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나를 온전히 지켜내는 침묵의 방화벽이 필요한 시간이다.
신호가 잡히지 않는 숲, 인제 자작나무 숲
디지털의 홍수를 벗어나 완벽한 고립을 선물하는 곳으로 향한다. 강원도 인제의 깊은 산자락,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다.
숲의 품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갈수록 스마트폰의 안테나는 하나둘 줄어든다. 이윽고 화면 위에 '서비스 없음'이라는 글자가 뜬다. 불안 대신 기분 좋은 해방감이 밀려온다. 눈앞에는 오직 하얀 수피를 지닌 자작나무들이 빽빽한 초록의 세상이 펼쳐질 뿐이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 흙을 밟는 내 발자국 소리만이 고요를 채운다. 어떤 인위적인 자극도 없는 이 숲은 거대한 마음의 보호구역이다. 휴대전화를 가방 깊숙이 밀어 넣고 걷는다. 연결을 끊으니 비로소 내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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