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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지금

[세계 이모지의 날] 글자 너머의 온기, 마음을 잇는 기호

by 혜.리영 2026. 7. 17.

 

 

7월 17일, 세계 이모지의 날

단단한 법전의 문장을 되새기는 제헌절 아침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켜니 흥미로운 기념일이 하나 더 눈에 띈다. 오늘이 '세계 이모지의 날'이란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흔히 쓰는 달력 이모지(📅)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신기하게도 그 작은 그림 속에 '7월 17일'이라는 날짜가 또박또박 박혀 있다. 그 기호에서 유래해 2014년부터 전 세계가 함께 기념해 온 날이다. 가장 묵직한 텍스트의 날에, 가장 말랑말랑한 그림 기호를 마주하는 셈이다.

기호 하나에 담긴 다정한 마음

평소 문장에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담백하게 팩트만 전하는 단문을 좋아한다. 하지만 메신저 창에서는 나 역시 조금 달라진다. 텍스트만 덜렁 남겨진 화면은 때로 너무 차갑고 삭막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문장 끝에 작은 그림 하나를 덧붙인다. 고맙다는 말 뒤에 붙이는 기도 이모지(🙏)나, 미안하다는 말 뒤에 얹는 멋쩍은 미소(😅). 화려한 미사여구는 없지만, 그 작은 기호 한 조각이 문장의 온도를 단숨에 바꾼다.

말과 글은 때로 오해를 낳는다. 서로의 언어가 다르면 장벽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슬픈 표정의 이모지 앞에서는 전 세계 누구나 같은 마음으로 위로를 건넨다. 글자 이전에 마음이 먼저 닿는 것이다. 삭막한 디지털 세상에서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고 다정함을 전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이 작은 기호 안에 숨어 있다. 오늘 하루, 늘 쓰던 무뚝뚝한 텍스트 대신 따뜻한 이모지 하나로 누군가의 안부를 두드려보고 싶어진다.

초록의 기호들이 현실이 되는 곳, 국립세종수목원

글자와 소통의 의미를 품은 도시, 세종특별자치시로 향한다. 금요일 오후의 여정은 국립세종수목원의 거대한 유리온실에서 시작된다.

온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국적인 식물들이 가득하다. 붓꽃을 형상화한 온실 구조와 그 안에 늘어선 열대 식물들을 보고 있으면, 스마트폰 화면 속 초록색 식물 이모지(🌿🌵)들을 현실 세계에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한 착각이 든다. 직관적이고 아름다운 초록의 풍경들이 눈을 맑게 씻어준다.

수목원을 나와 세종 '지혜의 숲'으로 걸음을 옮긴다. 벽면을 가득 채운 수많은 책과 글자들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인류가 남긴 위대한 텍스트의 유산과, 오늘날 우리가 쓰는 가벼운 기호의 가치가 머릿속에서 교차한다. 소통이란 결국 내 마음을 타인에게 정성껏 전달하는 일이다. 수많은 글자의 숲에 기대어 앉아, 누군가에게 전할 가장 다정한 문장을 고르기 좋은 7월의 저녁이다.

 

국립세종수목원 세종특별자치시 수목원로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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