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이어서 꼬따오의 대표 해변 망고 베이로 갔다. 사실 그날 몸이 좋지 않아서, 일행에게 걱정을 많이 했던 터였다. 나는 그냥 바다에 들어가더라도 잠깐만 보고 금방 나올 거라고 말하고 시작한 스노클링이었다. 그러나 이미 낭유안부터 스노클링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망고베이에 도착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바로 바다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원데이 투어는 낭유안을 시작으로 망고베이, 흰윙베이, 아웃룩베이, 샤크베이 이렇게 다섯 포인트를 돌아 다시 춤폰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여러 투어 회사들이 많은데 코스는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우리는 옥시즌 투어를 이용했다. 투어사무실에서 가장 큰 배를 가지고 있어 좋다고 추천했다. 망고베이에서는 무엇을 또 볼 수 있을까.
낭유안 이후로 하나씩 돌았던 바다들이 꼼꼼이 생각나지는 않지만, 어느 바다에서는 거대한 물고기 떼가 있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뭘 보라는 거지, 싶은 마음으로 한참 들여다보니 세상에. 내가 바로 거대한 물고기 떼 바로 위에 있었다. 그것을 실제 본 내 마음은 덜컥 무서웠다. 작은 물고기들이 군집하여 거대한 떼를 이루었는데. 그것은 시커면 무언가 이리저리 뭉쳤다 흩어졌다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다.
그리고 어느 바다에서는 저 깊은 바닥까지 햇빛이 들어가 반짝이며, 물이 너무 맑아 투명하게 부서지는 것을 보았다. 물고기들의 색이 빛을 받아 알록달록 변하는 것이 신비로웠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것은 샤크 베이. 죽은 산호들이 거대하게 깔려있어서 아름답진 않았다. 물 속을 본 느낌은 약간 오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거북이와 상어가 자주 보인다고 했다. 나도 보고 싶다고 배에서부터 발을 동동 굴렀다. 드디어 스노클을 입에 물고 입수. 이리저리 보고 있는데, 누군가 내 손을 휙 잡는다. 투어 직원이다. 우리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해주던 분이었다. 저기 거북이가 나타났다며, 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늦었는지 거북이는 보이지 않았다. 여기 근처에 있을 거라며 보라고 하고는 다른 사람들을 데리러 갔다. 거북이 어디 있나 찾았지만 결국 보지 못했다. 이제 배로 돌아갈 시간, 아뿔싸. 너무 멀리 왔다. 배는 저 멀리, 나는 여기에.
옆에서 같은 투어 손님들이 열심히 헤엄치는 것을 보았다. 다들 수영 베테랑. 그러나 나는 수영의 시옷도 쓸 줄 모르는 꼬꼬마. 아무리 열심히 발을 굴러도, 모두 나를 스쳐 가버리고 나는 계속 뒤로 밀리는 기분만 들었다. 그러다보니 망망 바다에 나 혼자. 배는 아직 저 멀리, 그리고 점점 힘이 빠졌다. 바다에서 힘 빠지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정말 점점 손도 까딱하기 싫어졌다. 그래서 열심히 팔을 흔들었다. 나 데리러 오라고. 구명 튜브를 든 직원이 휘리릭 내 가까이까지 왔다. 나는 구명 튜브를 꽉 부여잡고 물 위에서 질질 끌려 배로 나왔다. 정말 정말 힘들었다. 배 위로 올라오니, 나를 그곳에 데려다놨던 직원이 와서 괜찮냐고 물어봤다. 살아서 배에 올라왔으니, 괜찮아.
살려고, 못하는 수영을 엄청 했더니 수영 실력이 는 것이 아니라 팔다리가 빠질 듯이 아팠다. 자고 일어나니 온 몸이 쑤셔서, 다음날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어깨를 움직일 수가 없고, 골반과 허벅지가 쑤셨다. 다음날 나는 어깨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근육통과 몸살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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