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은 날이 있다. 처서가 지나면 아침, 저녁 공기가 선선해지고. 9월이 되면 아침, 저녁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출근길, 퇴근길마다 머리카락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면 이대로 계속 걷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길이 회사로, 집으로 향하는 길이 아니라 이 시간, 이 바람 그대로 계속 걷는 길이었으면. 그러나 반짝 느껴지는 순간은 짧다. 공기가 선선해지는 찰나, 바람이 머리카락을 가르는 찰나. 중요한 순간은 늘 찰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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