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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h Tao, 태국

11/13,14,15 꼬따오의 일상 즐기기 시작~(2)

by 혜.리영 2018. 1. 1.





화요일, 점심에 부리나케 나갔다. 한 시간의 점심시간에 편의점에 가서 생필품도 챙겨야 하고 빨래도 맡기고 엽서도 보내고 할 일이 많다. 꼬따오에도 우체국이 있다. 매핫 선착장 근처에. 짧은 점심시간에 거기까지 다녀오기는 멀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세븐일레븐이 있다.

 

꼬따오에서 엽서 보내기

:꼬따오에서는 세븐일레븐에서 우표도 팔고 또 우편물도 받아준다. 엽서를 맡기면 봉투에 담아다가 집배원이나 아님 우체국으로 전달해주나보다. 그러나 우표는 조금 비싸다. 세븐일레븐에서 파는 우표는 관광우표라서, 15바트면 사서 보낼 우표가 여기서는 3개 세트로 60바트이다. 검색으로는 빠르면 일주일, 길면 한달 그 이상?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엽서를 보내기만 한 시점이라 얼마만에 도착하는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엽서를 받았다는 연락을 받으면 글 수정 해야지.

 

편의점에서 엽서를 부치고 하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흘렀다. 부랴부랴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상점이 많은 거리에서 숙소까지는 거리가 있어 조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돌아와 다시 오후 업무 시작. 일행은 카페로 나가 있고, 혼자 있는 자리라서 일까. 한결 편안하고 자유로웠다. 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노트북 전원을 껐다. 어디서나 퇴근은 정말 뒤도 안 돌아보고 해야지만 할 수 있는 것 같다. 일이 끝나고 바로 숙소에서 나와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일행에게 연락했다. 우리는 해변에서 만났고, 준비해온 타올과 천을 모래사장에 깔고 누웠다. 바람이 불고 파도소리가 들리고, 우거진 나무에 그늘이 져 햇볕은 바다로 쏟아지고. 한참 누워있었다. 너무 평온하고 좋았다. 카메라를 들고 나왔지만 꺼내고 싶지 않았다. 책을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이대로 누워 책 한 권 읽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그렇게 앉아 쉬고 있는데 개 한 마리가 옆으로 왔다. 그리고 마치 처음부터 나와 같이 온 마냥 내 자리 맡에 앉았다.

 





&고양이

:꼬따오에는 개와 고양이가 많다. 큰 개들이 많고 대부분 그냥 어슬렁 돌아다닌다. 어느 동물도 사람을 공격하거나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그러나 덩치 큰 개가 부담스럽고 무서운 사람이라면 조금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도 내 허리춤까지 오는 큰 개는 좀 무서워하는 편인데. 움찔 하지 않고 그냥 태연하게 가는 길 가면 딱히 와서 냄새를 맡거나 하지도 않는다. 이곳의 개들은 오가는 사람에 큰 관심이 없는 듯. 고양이는 좀 다르다. 기본적으로 고양이는 고양이지만, 도망가지 않는다. 더러는 개냥이처럼 낯선 나에게 와서 몸을 부빈다.

 

그렇게 해지는 바다를 바라보다, 바라보다, 바라보다 일어났다. 물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모래성을 쌓지도 않았다. 사람이 바글거리지도 않고, 끈적이는 바람도 없었다. 이렇게 고요하고 아름다운 바다는 처음이었다.

나는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적 내 기억의 바다는 해운대, 외할머니가 사시는 부산에 종종 가면. 꼭 해운대에 갔다. 깍쟁이 서울내기인 나는 발가락 사이로 묻어나는 모래가 싫었고, 끈적이는 바람이 싫었다. 백사장에 모래만큼이나 많은 피서객도 싫었다. 물에 들어가면 시원하다고 하는데, 흙이 일어 뿌연 바닷물에 들어가기 싫었다. 이런 기억으로 나는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른이 되어 그나마 겨울 바다는 종종 갔다. 마음이 너무 괴로운 어느 밤, 고운 친구가 새벽 길을 달려 동해의 작은 해변에 나를 데려다 주었다. 까만 밤, 별과 하늘과 파도만 있는 그 바다에서 한참 울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가끔 겨울바다 또는 밤바다에 가곤 했다. 그런데 여기 와서는, 다이빙에 스노쿨링에 해변 일광욕까지. 이게 다 아름다운 꼬따오 바다의 마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분이 좋을 때면 가곤 하던 싸이리 코따지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었다. 해변을 보며 밥을 먹을 수 있는 경치 좋은 이곳은 음식도 괜찮은 편이다. 지난 번에 왔을 때 시간이 되지 않아서 BBQ를 먹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BBQ를 주문할 수 있었다. 맥주와 BBQ, 까만 밤바다. 딱 좋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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