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쉴 때는 한 가지 확실한 이유가 있지만, 쉬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할 때는 오만 가지 이유가 발목을 잡는다. 한 주만 더 미룰까, 이참에 그만 둘까, 다른 운동으로 갈아탈까. 내가 나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 있다면, 처음에 세웠던 계획을 지키자는 것이다. 오늘로 운동 복귀하기로 세웠던 계획이 있으니 오만 가지 이유로 가지 말까를 반복해도 가자는 것이다.
어릴 적 나는 학원을 자주 빠지는 아이였다. 결석을 할 지언정 지각은 하기 싫다는 것이었다. 대쪽같은 핑계다. 어린 나를 가만히 살펴보니, 지각을 하면 뒤늦게 학원 교실에 들어가 알게 모르게 눈에 띄게 되고 주목 받게 되는 것이 싫어서 였던 것이다. 어울려서 잘 놀고 앞장서 뛰어가길 좋아하면서도 유독 조용한 정적을 깨며 주목을 받는 그러니까 눈총을 받는 것 같은 그런 일은 참 싫어했다. 그래서 학원을 자주 빠졌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댄다. 그래서인지 어릴 적 기억에 공부 학원은 거의 없고,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만 기억에 남아 있다. 즐기고 재밌는 일만 좋아하는 나로서는 둘다 조용한 정적 없이 즐기다 올 수 있는 놀이 같은 학원이었다.
운동도 그렇게 놀이처럼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가기 직전까지 오만 핑계가 떠올라 가지 말까 하면서도. 막상 운동을 하고나면 개운한 신체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핑계에 넘어가지 않은 나 자신을 셀프 칭찬 한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 계획을 잘 지켰어.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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