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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지금

지금의 마음(033)

by 혜.리영 2021. 4. 23.


병원에 입원한 막내가 힘든지 투정 섞인 전화를 걸었다. 그때마다 나는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야 할지 난감해 하곤 하였다. 나도 모르게, 상황을 따져 설명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나의 성향. 감정보다는 이성에 먼저 기대는 성향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나 조차도 내 감정을 소흘히 할 때가 많은데. 이렇게 타인에게도 자주 그러는 것이다.

통화 첫 마디에 나도 모르게 상황을 설명하려 하다가, 지금 해야할 것이 무엇인가 떠올랐다. 공감. 찬찬히 막내의 말을 들어주고 '그래서 속상했겠다' 한 마디 건냈다. 투덜투덜 투정부리며 성을 내는 듯 말하던 막내는 그 한마디에, '응, 나 속상했어'하고 목소리가 누그러진다. 속상할 때 속상한 마음을 알아주는 것. 막내는 몇 번 더 투정을 부렸지만, '많이 속상했겠다' 한 마디에 다시 누그러졌다. 그리고 바로 통화를 마쳤다.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나도 잘 모를 때가 있다. 또는 알면서도 이렇게 다르게 표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부드럽게 그 마음을 알아주는 한 마디가 소중하다. 내가 잘 못하는 것이니까, 더 자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지금의 마음을 알아 듣는 것, 나에게도, 너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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