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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지금

나에게 이기적인 사람(080)

by 혜.리영 2021. 6. 10.


어느새 80일, 블로그에 글을 쓴지 80일이 지났다. 시작할 때만 해도 언제 100일이 오려나 막막했는데 이제 100일은 멀지 않았다. 나는 지난 3월 100일을 목표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불현듯 SNS로 채워지는 일상이 공허했다. 사진 한 장, 두어 줄의 문장으로 날아가는 하루가 덧없다 느꼈고 바로 SNS를 닫았다. 그때는 넷플릭스를 자주 보며, 인상 깊었던 영화 리뷰를 블로그에 종종 남기던 때였다. 영화 리뷰를 쓰며 글을 짜내느라 두뇌가 움직이고, 조금 후련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될 일은 어떻게든 된다고 하던가. 때마침 100일을 목표로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었고 나는 단 두 개의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하나는 글쓰기, 하나는 글씨 쓰기.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고, 거기서 쓸 만한 것을 글씨로 써야지. 그렇게 100일의 첫날을 시작했다.

하다보니 50일을 넘기고 금세 70일을 지나 80일까지 왔다. 아마 50일을 지나면서 부터 였을 것이다. 유명인들은 블로그에 쓴 글로 책도 잘 내는데, 나라고 못할까. 아무도 안 읽으면 내가 읽지 뭐! 이렇게 쌓아둔 100일로 책을 만들어야 겠다 생각하게 된 것이다. 아직 20일이 더 남았으니, 끝까지 가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무사히 100일을 꽉 채워 마친다면, 그것을 모아 책을 만들 것이다.

나는 정해진 시간은 못 지키는 편이지만, 하루에 해야할 일은 하루 안에 다 해내는 편이다. 예를 들면, 7시에 일어나 세수하자 하면 못 지키지만. 눈뜨면 바로 세수하자 하면 지키는 것이다. 7시에 기준이 맞춰지면 못하고, 나에게 기준이 맞춰지면 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다. 요즘 자아, 자존감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솔직히 내 자아가 어떤지, 자존감이 어떤지 '이거다'하고 말할 순 없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나를 굉장히 아끼고 소중히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루는 나의 것이고, 나는 내 것이다. 내가 직장이 힘든 것은 일하는 그 시간동안은 내가 내것이 아니라서 힘든 것이다. 일단 걷는 것을 좋아하는 건 내 발이 내키는대로 내가 걷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나는 지극히 나 자신에게 이기적인 사람이다.

이렇게 100일의 나를 적어보며 알게 되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이미 알고 있었는데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나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소중한, 나에게 이기적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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