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서 종종 보게 되는 말이 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태도의 사전적 의미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몸의 동작이나 몸을 가누는 모양새'이고. 하나는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마음가짐. 또는 그 마음가짐이 드러난 자세'이며. 하나는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에 대해 취하는 입장'이다. 그러니까 태도는, 내가 취하는 모양새나 마음가짐 또는 입장인 것이다. 기분도 세 가지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앞선 말에서 뜻하는 것은 이것일 것이다. '대상ㆍ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그렇다면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는 이렇게 풀어 말할 수 있다.
마음에 저절로 생겨 지속되는 감정 따위가 내가 취하는 모양새, 마음가짐, 입장이 되지 않게
저절로 생겨난 감정 따위가 나를 취하는 모습이 되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감정에 자유로워지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것에 휘둘려 나의 모양새를 흐트러트리지 말자는 뜻으로 읽힌다. 나도 이 말은 아직 잘 모르겠다. 결국, 나의 태도가 나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하는 말인데. 아마도 불쾌한 감정이 짜증스러운 태도로 나타나는 경우를 우려한 말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유쾌한 감정이 친절한 태도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도 있다. 기분이 태도가 되고 말고와 상관없이. 태도가 아쉬운 사람. 관계 안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가 몸에 벤 사람이 있는가하면. 자기 자신의 입장이 먼저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 있다. 기분과는 다른 차원의 '태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이다. 타인의 물건에 손해를 끼쳤으면 우선 사과를 하고 입장을 물어보고, 배상까지 얘기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럴 수도 있구나, 하며 넘어가면서도. 아쉬운 것이다. 사람 사이에 뭐가 더 나고들고 할 게 있을까 싶지만. 이렇게 태도가 아쉬운 건 참...못내 안타깝다.
나 역시 어디선가, 누구에겐가 좋은 태도를 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가진 기분이 태도가 된 순간도 있을테고, 내가 가진 부족한 사고 방식이 존중하지 못하는 태도가 되었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상황도 있고,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다. 대부분은 기억하지 못할 것 같다. 어디엔가, 누구에겐가 심어져 있을 나의 못난 태도들이 그래도 나의 다른 면으로 또는 시간이라는 약으로 슥슥 흘러갔으면 하고 바라본다. 타인을 보며 내가 느낀 이 태도에 대한 아쉬움도 '그럴 수 있지'하며 슥슥 흘러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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