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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파티마] 호의로 가득 찬 파티마

by 혜.리영 2024. 4. 8.
2023.28.10

 

이동하는 날마다 뭐가 있는 걸까......

오늘은 포르토에서 파티마로 이동하는 날이다. 그림 선생님 부부도 오늘 리스본으로 이동하신다. 이동하는 도시는 다르지만 비슷한 시간이고 또 같은 터미널에서 이동하기에 오전에 잠깐 볼 수 있으면 보자고 했다.

여유있게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어? 뭔가 이상하다. 버스가 도착했어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 버스가 오지 않는다. 교통체증이나 뭔가 조금 늦을 수도 있지 싶어서 기다렸다. 안 온다. 조금 더 기다렸다. 안 온다. 버스는 안 왔다. 전광판에는 벌써 다음 배차시간 버스 안내가 떴다. 저 시간의 버스를 타면 늦는다. 또 이동하기 미션 시작이 된 것이다.

이리저리 궁리해보다가 결국 그랩을 불렀다. 휴 다행이다. 금방 왔고 금방 도착했다. 그림 선생님 부부는 기차 시간이 있어 떠나셨다. 한국에서 만나자고 인사를 나눴다.

 

 

버스는 무사히 파티마에 도착했다. 파티마, 드디어 왔다!

몇 년 전 포르토에 왔을 때 당일치기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녀오고 싶었지만 같이 간 일행들이 있어서 못 갔다. 그때 참 아쉬웠는데, 이렇게 오려고 아껴뒀나보다. 파티마 터미널에서 숙소까지는 조금 걸어야 한다. 포르토에 이어 파티마 숙소도 좋은 곳을 잡았다. 잘 쉬다 가야지.

 

 

숙소는 정말 좋았다. 뷰도 멋진 곳이었다. 짐을 풀고 잠깐 쉬다가 어디를 먼저 가야하나 주변 검색을 했다.

이때 나는 무릎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방에서 쉬지 않고 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다. 이거 어쩔 것인가. 이렇게 타고난 것을......ㅎㅎㅎ

파티마 성지는 엄청 컸다. 그래서 이 잠깐 동안 다니기에는 아쉬울 것 같아서, 내일 하루 종일 온종일 성지에서 놀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다른 곳을 잠깐 둘러볼 곳이 있나 찾았다. 샌들도 새로 사야했다. 산티아고에서 내내 신고 다닌 샌들은 끈에서 땀내와 쩐내가 너무 많이 나서 신을 수 없었다.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성모님을 만난 세 아이들의 생가가 가까이 있었다. 걸어갈 만한 거리였다. 그래 오늘은 설렁설렁 걸어서 여기 가보자. 산티아고를 마친 후여서 인지 이 정도 걷기는 언제든 가능해보였다.

 

 

해가 높고 밝았다. 다시 산티아고를 걷는 것 같았다. 어느 작은 도시 마을을 지나는 중인 것만 같았다. 파티마도 포르투갈 길의 거점이다. 또 포르투갈 내에서도 파티마 길이 있다. 룰루랄라 무릎은 아프지만 마음은 신난 발걸음이었다.

성지가 가까워 지는 건 기념품 샵이 보이기 시작하는 걸로 알 수 있었다.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고개를 빼꼼 내밀어 보니, 할아버지가 앉아서 올리브를 다듬고 계셨다. 포르투갈 어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나에게 올리브 한 알을 골라 주셨다. 이거 먹어도 되는 거냐고 물어보니 할아버지는 못 알아들으셔서, 먹는 시늉을 했다. 그러니까 옆에 있던 아저씨가 먹는 시늉을 하더니 으~ 써~ 하는 표정을 지어보이셨다. 그 모습에 다 같이 빵 웃음을 터트렸다.

 

 

히야찐타와 프란시스코 남매가 살던 집은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작고 소박한 집이었다. 그리고 루치아의 집은 들어가 볼 수는 없고 겉만 볼 수 있었다. 생가 근처를 구경하고 주변에 널린 기념품샵을 구경하고 내려왔다. 저녁을 먹어야 한다. 뭔가 맛있는 걸 먹고 싶었다. 또 다시 검색!

걸어서 갈 만한 거리에 친절하다는 평이 많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내가 간 때는 브레이크 타임이 걸리기 직전이었다. 브레이크 타임을 미리 확인 안 했구나 싶어서 나가려고 했는데, 혼자 온 거냐고 묻더니 주방에 뭐라뭐라 얘기하고는 앉으라고 했다. 아싸! 테이블에 앉아 와인 한 잔과 올리브, 돼지구이 메뉴를 주문했다. 서빙을 보는 청년은 나에게 하나씩 주문한 음식을 가져다 주며 천천히 먹으라고 했다. 괜찮으니 천천히 먹으라고 계속 말해줬다.

 

 

그리고 계산하러 가서 이런저런 스몰 토크를 했다. 내 나이를 물었고, 나이를 듣더니 깜짝 놀라고 ㅋㅋㅋㅋ 청년은 나에게 너는 아름답다고 말해줬다. 나는 인사치레로 듣고 그저 그러기에 난 나이가 많아 라고 했다. 청년은 정말 눈빛을 담아 아니야 너는 그대로 아름다워 라고 말해줬다. 혹시나 내가 못 알아들었을까봐 번역기를 돌려서 다시 말해줬다. 핑, 눈물이 돌았다. 화장도 하지 않고 시커멓게 탄 내 얼굴을 보고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그 마음에, 그 눈빛에 마음이 찡 울렸다.

올리브 열매 할아버지도 식당 청년도 모두 호의를 베푼 좋은 사람들이었다. 숙소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쉬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일정은 밤, 로사리오 기도이다.

숙소는 파티마 성지에서 아주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금방 걸어갔다. 또 이미 루르드에서 경험해서 인지 이 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알아 가는 길에 마음이 설렜다.

 

 

파티마의 첫 기도, 로사리오 가슴 벅차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루르드에서 시작한 나의 까미노가 파티마에 와서 이제야 끝난 것 같았다. 이제야, 나의 까미노를 마쳤다.

 

 

https://maps.app.goo.gl/h8ew9mWRTWJDanyE7

 

파티마 버스 터미널 · Av. de Dom José Alves Correia da Silva, 2495-402 Fátima, 포르투갈

★★★★☆ · 버스표 발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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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aps.app.goo.gl/uzu5EL4VTQFZ4K7g9

 

Mercure Fatima Hotel · R. Cónego Manuel Nunes Formigão Formigao 4, 2495-417 Fátima, 포르투갈

★★★★★ · 호텔

www.google.com

 

https://maps.app.goo.gl/kMdysJ7nFkPhGMdC7

 

Francisco and Jacinta's House · R. dos Pastorinhos 42, 2495-301 Fátima, 포르투갈

★★★★★ · 성지 순례 장소

www.google.com

 

https://maps.app.goo.gl/kt6quNPobkSJbUGn8

 

Lucia's House · R. dos Pastorinhos 86, 2495-301 Fátima, 포르투갈

★★★★★ · 성지 순례 장소

www.google.com

 

https://maps.app.goo.gl/Jg7g4PHcKbbf4bSK9

 

A Cabaça · R. Francisco Marto 115 cave, 2495-448, 2495-448 Fátima, 포르투갈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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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aps.app.goo.gl/Xrge6i5sK5DhGF2s9

 

Chapel of the Apparitions · Cova de Iria, 2496-908 Fátima, 포르투갈

★★★★★ · 예배당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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