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사히 투어가 시작하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그것도 제일 먼저! 바이크 택시 기사는 선착장의 투어 사무실에 우리의 예약 티켓까지 넘겨주며 확인해주었다. 살아보니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끝까지 확인해준다.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여튼, 일찍 도착한 우리는 우선 스노쿨링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우리는 아무 예상을 하지 않고 왔기에, 준비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짐도 단촐했다. 입은 옷, 잠옷, 수영복. 우리는 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사진을 찍고 쉬며 기다렸다. 그곳에서는 직접 염색한 옷도 팔았는데. 바지가 시원하고 편해보여서 하나 샀다. 그리고 스노쿨링 투어 내내 잘 입고 다녔다.
투어는 우리 두 사람과 서양인 남녀, 동양인 남녀 이렇게 여섯이었다. 우리는 누가봐도 딱 6인승 배를 탔다. 다이빙 때에는 이런 쪽배(?)를 타고 가다 큰 배로 갈아탔던 기억이 있어서, 우리는 이 배로 투어를 하는가, 갈아타는 가 궁금했다. 그런데 웬걸, 어느 해변 근처에 도착하더니 스노쿨링 시작하란다. OMG! 둘둘씩 앉아서 3줄의 좌석이 있는 배였다. 서양인 커플이 앞에 타고, 우리가 가운데 뒤에는 중국인 부부가 탔다. 주섬주섬 걸쳐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 나도 따라서 준비를 했다. 구명조끼도 입고 하나둘 준비하는데, 조금 긴장되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이것에 첫번째 스노쿨링 이었기 때문이다. 역시 뭔지도 잘 모르고, 어떻게 물에 뜨는지 뭘 보는지도 모르고 그냥 따라서 주섬주섬 준비했다. 하나둘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살짝 떨리는 마음으로 바다로 들어갔다.
후덜덜, 다이빙보다 더 무서웠다. 구명조끼는 붕 떠서 팔에서 빠질 것 같았고, 시커먼 바다는 다시금 나를 당황하게 했다. 간신히 정신줄 잡고 다시 배로 올라왔다. 배를 모는 태국인은 ‘뭐야’ 싶은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나를 바라봤다. 나도 모르게, ‘쏘리 아임 퍼스트 스노쿨링, 노 스윔, 푸핫’ 정신을 차리려고 아무말대잔치를 벌였다. 그리고 배에 올라 아쿠아슈즈를 신고 다시 들어갔다. 그때 무슨 정신으로 아쿠아슈즈를 신고 다시 바다에 들어갈 생각을 했을까. 일단 한 번만 더 해보고 영 못하겠으면 말자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구명조끼의 아랫부분도 마저 채우고, 다시 바다로 들어갔다. 오 이런, 몸이 뜬다. 꼴에 오픈워터 땄다고 마스크 쓰고 물빼기 하며, 스노클 물 빼가며 그렇게 첫번째 스노쿨링을 시작했다.
그러나 물이 흐려 뭔가 많이 보이진 않았다. 높은 물쪽에 사는 물고기인가 싶은, 줄무늬의 물고기들이 눈앞을 지나갔다. 우와! 나도 모르게 스노클을 문 상태로 소리를 질렀다. 세상에, 물고기가 같이 있다니. 그때부터 물고기에 정신 팔려 다리도 차고, 팔도 휘저으며 물 위를 다녔던 것 같다. 배에서는 더 많은 물고기를 보라고 빵조각을 던져 주었는데, 그때마다 물고기들이 몰려와 약간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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