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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지금

하루치 편린(025)

by 혜.리영 2021. 4. 15.


SNS를 모두 비공계로 돌리고, 블로그에 하루치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지도 벌써 이십 일이 넘어간다. SNS는 일상을 또는 '나'를 슬라이스 하여 원반을 던지듯 휙휙 날리는 것 같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곤 하지만 출퇴근길을 채우며 매일 들여다보며 생각과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SNS를 닫았던 건 습관화된 행동으로 내가 소모되는 것이 싫어서였다. 나는 내부의 자극 못지 않게 외부의 자극에도 민감한 편이어서, SNS를 통해 지인들의 일상 편린을 세세히도 보게 된다. 출퇴근길에 SNS를 보는 건 의미를 잃은 습관이 되면서도, 지인들의 SNS에 좋아요를 누르는 일은 가벼운 습관이 되지 못한다. 잘 읽고 또 미처 놓친 이 없나 다시 살피기도 하고. 나 같은 종류의 사람은 SNS를 하면 안 되는 거였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은 걸 보면 하나둘 좋은 이들이 떠오르 듯이, 좋은 것을 나누는 창구로 좋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말이 주절주절 해지지만 결국 소모될 힘이 없어서 SNS를 닫았다. 나는 꽤 습관화가 잘 되는 사람이라, 의미 없이 또 SNS를 들여다보며 나를 소모시킬 것 이 뻔해서. 나를 지키기 위해 닫았다.

그리고 시작한 하루치 에세이. 방치하던 블로그에 쌓인 먼지 털지도 않고 다시 글을 썼다. 짧은 줄이라도 매일 들여다보면 내가 다니는 길만큼 먼지가 털어지겠지. 이렇게 다니다보면 내 마음도 털어질테니까. 그리고 그만큼 하루치씩 털어내고 있다. 카카오 프로젝트백(이하 플백)으로 시작한 글쓰기와 글씨 쓰기가 꼭 하루씩 나를 끌고 갔다. 삼주를 꾸준히 하니 잘 했다고 과자도 줬다. 과자를 먹었으니, 힘내서 오늘도 하루치 만큼만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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