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모두 비공계로 돌리고, 블로그에 하루치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지도 벌써 이십 일이 넘어간다. SNS는 일상을 또는 '나'를 슬라이스 하여 원반을 던지듯 휙휙 날리는 것 같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곤 하지만 출퇴근길을 채우며 매일 들여다보며 생각과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SNS를 닫았던 건 습관화된 행동으로 내가 소모되는 것이 싫어서였다. 나는 내부의 자극 못지 않게 외부의 자극에도 민감한 편이어서, SNS를 통해 지인들의 일상 편린을 세세히도 보게 된다. 출퇴근길에 SNS를 보는 건 의미를 잃은 습관이 되면서도, 지인들의 SNS에 좋아요를 누르는 일은 가벼운 습관이 되지 못한다. 잘 읽고 또 미처 놓친 이 없나 다시 살피기도 하고. 나 같은 종류의 사람은 SNS를 하면 안 되는 거였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은 걸 보면 하나둘 좋은 이들이 떠오르 듯이, 좋은 것을 나누는 창구로 좋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말이 주절주절 해지지만 결국 소모될 힘이 없어서 SNS를 닫았다. 나는 꽤 습관화가 잘 되는 사람이라, 의미 없이 또 SNS를 들여다보며 나를 소모시킬 것 이 뻔해서. 나를 지키기 위해 닫았다.
그리고 시작한 하루치 에세이. 방치하던 블로그에 쌓인 먼지 털지도 않고 다시 글을 썼다. 짧은 줄이라도 매일 들여다보면 내가 다니는 길만큼 먼지가 털어지겠지. 이렇게 다니다보면 내 마음도 털어질테니까. 그리고 그만큼 하루치씩 털어내고 있다. 카카오 프로젝트백(이하 플백)으로 시작한 글쓰기와 글씨 쓰기가 꼭 하루씩 나를 끌고 갔다. 삼주를 꾸준히 하니 잘 했다고 과자도 줬다. 과자를 먹었으니, 힘내서 오늘도 하루치 만큼만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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