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일. 주말에 일하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있을 정도라 할 수 있는 것 같다. 20대에 학원강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오후 출근 밤 퇴근이 싫었다. 어울리고 싶고, 얘기 나누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나 자신이 싫었던 것이다. 친구를 만나고 싶어도 시간을 맞추기 힘들었다. 학원강사는 때로 토, 일 근무도 해야해서 더 맞추기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시간 참 열심히 일 했다. 그리고 그때 그런 근무 형태가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그만 두었다.
그리고 9-6 직장을 알아본 것이다. 디지털 노마드도 생길 정도로, 근무 형태는 다양하다. 업무에 맞게 다양하고 자율적인 근무가 시행된다면 좋을 것이다. 나는 지금의 근무에 만족하는 편이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과 적당한 출근일,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재택 근무가 길어지며 또 주말 풀타임 근무를 하며 근무에 대해 다시 하나 느끼게 되었다.
나는 동료가 있어야 한다. 물론 업무 메신저를 통해 다양한 대화를 나눈다. 업무적 소통부터 가벼운 스몰토크까지. 그러나 그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대면으로 가능한 것이 있는 것이다. 작은 한숨, 가벼운 웃음, 힘이 실린 타자 소리 등 존재의 실체가 느껴져야 풀리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뜬금없지만 그래서 내가 게임을 잘 못하는지도 모른다. 게임 속 환경은 잘 만들어졌지만 실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정의 할 수 없는 사람과 존재를 느끼며 부대끼며 일하는 것이 나는 필요하다. 사람간의 소통, 대면적 소통 말이다. 만나봐야 알고, 격어봐야 아는 것처럼 말이다. 주말에 혼자 근무를 하며 이렇게 나에 대해 하나 더 알게 되었다.
어쩌다 한 번씩 걸리는 주말 근무는 그래서 고역이 되었다. 적응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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