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9
바다 속은 한가로워
하지만 육지는 바쁘다 바뻐
다행히 설사는 많이 나아졌다. 일찍 일어나 다이브원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해변을 따라. 아침 볕은 그리 세지 않고 환했다. 모래사장을 천천히 걸었다. 일찍 나온 편이라 사진도 찍어가며 여유롭게 걸었다. 전날 밤 일몰 때 사람으로 가득하던 해변과 달리, 아침 해변은 사람도 없고 환했다. 진작 알았으면 매일 아침 해변으로 나올 걸.
몸 상태가 좀 좋았다면 꼬따오에서 지내는 5일 동안 펀다이빙을 더 했을 텐데. 첫날과 마지막날만 펀다이빙을 하게 되어 아쉬움이 많았다. 펀다이빙은 남자 두 분, 여자 한 분, 나까지 네 명이 한 팀(?)이 되어 바다로 갔다. 남자 두 분은 마스터 자격증과 강사까지 하시던 베테랑이었다.
드디어 바다로 가즈아!
이전과 달리 여유롭고 편안했다. 거북이는 봤지만, 이번에도 고래상어는 보지 못했다. 다음에 고래상어 보러 또 와야지. 대신 물고기가 가득했다. 물고기들 이름은 잘 모르지만, 물 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들과 함께 있으니 나도 이 물 속 동네 사람인 듯 마음이 한가로워졌다.
펀다이빙을 즐겁게 마치고, 다시 일몰을 보고 해변을 산책하고. 설사가 거의 멎었지만 혹시 몰라서 설사약을 더 사서 숙소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제 꼬따오를 떠나기 위해 짐을 챙겼다. 배낭을 다 싸고 내일 가야할 과정을 다시 한 번 점검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쎄-한 기분이 들어 다시 한 번 더 확인했다.
아.뿔.싸.
나는 태국에서 프랑스로 이동해야하는데, 비행기 시간을 착각한 것이었다. 모레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기인데, 자정 그러니까 00시 몇 분 출국 비행기여서 나도 모르게 모레 새벽인 자정인데, 그 다음날 그러니까 삼일 후 새벽인 줄 착각한 것이다.
더 쉽게 풀이하자면, 꼬따오를 나와서 방콕에서 1박을 하고 그 다음 새벽 출발인 줄 알았는데. 꼬따오를 나오는 그날 자정을 지난, 방콕에서 1박을 하지 말고 그 새벽에 바로 비행기를 타야했던 것이다!
부랴부랴 방콕에 잡은 도미토리 숙소를 취소했다. 취소 수수료가 1박 요금을 빼는 곳이라 나는 그냥 숙소비를 날리는 것이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숙소를 취소하고서는 시간을 확인했다. 나는 꼬따오에서 배를 타고 나가서 버스를 타고 방콕 카오산에 밤 9시가 되어서야 도착하는데, 그 시간에 공항으로 가는 버스가 있냐는 것이었다.
버스정류장이 두 곳 있었고 버스 시간을 확인했다. 롬프라야 버스가 제 시간에만 도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부지런하기만 하면 비행기를 놓칠 일은 없었다. 다만 공항에서 한국으로 택배를 보내야 하기에 최대한 공항으로 빨리 갈 수 있도록 모든 동선을 확인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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