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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돋이 얼마 전 제주에서 해돋이 무계획 여행이어서 그때마다 내키는대로 다녔다. 나가기 싫으면 숙소에서 뒹굴거렸고, 걷고 싶으면 계속 이동하며 걷기만 했다. 뭘 해도 되고, 뭘 하지 않아도 되는 여행길에서 이거 하나만은 꼭 해보자고 혼자 걸었던 약속이었다. 그래서 그날 나는 해돋이를 보는 감동 보다는, 늦잠을 물리치고 또 계단 뿐인 성산일출봉을 무사히(?) 올랐다는 성취감이 더 컸다. 새해에는 이렇게 작은 것 하나 마음 먹은 일 지키며 살면 좋겠다 #제주 #해돋이 2022. 1. 1.
제주, 해넘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제주에서 본 노을, 해넘이 탁 트인 곳에서 살고 싶다 2021. 12. 31.
통영, 멍게가 :21년 08월 드디어 만났다 통영을 떠나는 날, 점심으로 먹은 멍게비빔밥! 드디어 맛집을 찾았다. 멍게비빔밥도 맛있었지만, 미역국!! 두 그릇이나 비울 정도로 너무너무 맛있었다. 계산을 하며 물어보니 홍합미역국이었다. 그래서 터미널로 가던 길에 시장에 들려 마른 홍합을 샀다. 통영 꿀빵도 안 샀으면서. 그리고 서울에 와서 미역국을 끓여 먹고는. 더 사올걸 후회했다. 여튼. 진짜 맛있다. 성게비빔밥 홍합미역국 2021. 11. 4.
통영, 보편적 카페 :21년 08월 날씨가 너무 좋아서, 통창이긴 했지만 실내에 있을 수 없었다 뒤쪽으로 넓은 야외 공간도 있다 평일 오전이라 사람도 없고 카페 실내에 짐을 두고 밖으로 나와 테라스 하나 차지하고 앉아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가만히 구름멍 했다 평일 오전, 손님은 나 하나 저기 구름과 나만 있던 시간 커피도 맛있다 2021. 11. 4.
통영, 슬로비 카페 :21년 08월 슬로비 카페는 한적한 곳에 있다 한참 앉아 흐르는 물멍과 노을멍 하다 왔다 커피 맛도 괜찮은 편이다 마찬가지로 주말이었으면 사람이 많았을텐데, 평일이라 여유있고 나른하게 있을 수 있어 좋았다 2021. 11. 4.
통영, 슈메르 카페 :21년 08월 통영대교가 한 눈에 보이는 카페이다 게다가 커피도 맛있다! 손님이 하나도 없는 것은, 평일 그것도 월요일 한낮이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여행객으로 가득 찼을 것 같은 이곳을 유유자적 즐기고 올 수 있어 좋았다. 2021. 11. 4.
통영, 장방식당 :21년 08월 통영 둘째날 점심이었다. 통영에 도착한 첫날 점심부터 둘째날 아침까지, 저녁으로 먹은 일식을 제외하면 굴비빔밥이나 그런 통영 음식들이 맛이 없었다. 아니 맛이 없었다기보다.. 그냥 그랬다. 울엄마 표현으로는 니맛도 내맛도 없었다. 그래서 점점 맛있는 통영 음식을 먹어야 겠다는 마음의 고집이 생겼다. 그래서 찾은 곳이다. 어디서 왔는지 묻고 그 지역을 달걀말이에 써주신다고 하던데. 그런 작은 이벤트가 여행객을 기쁘게 한다. 그리고 성게비빔밥이 맛있다. 통영와서 처음으로 맛있다 감탄하며 먹은 첫 밥이다. (첫날 저녁으로 먹은 일식을 제외하고) 2021. 11. 4.
통영, 니지텐 :21년 08월 살다보면 가끔이 아니라 꽤 자주, 차선책이 베스트가 되는 경우가 있다. 숙소에 짐을 풀고 근처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아갔느나 문을 닫았다. 이른 저녁이라 동네 한 바퀴 돌고 오면 문을 열었겠지 싶었는데. 여전히 닫혀 있었다. 동네 한 바퀴 돌며 보았던 식당으로 들어갔다. 고소한 튀김과 적당한 음주, 여행지에서 베스트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튀김이 맛있고, 오랜만에 마신 창 맥주가 맛있었다. 2021. 11. 3.
통영, 드 스텔라 :21년 08월 강인지 바다인지 모를, 바다가 보이는 카페 드 스텔라 횟집만 가득한 골목에 있다 2층 뷰가 좋고 커피 맛도 좋다 자리에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후둑 비가 왔다 카페에 들어오길 잘했어, 생각하며 한참 비멍 바다멍 있었다 2021. 11. 3.
재주소년 '굿바이 루프탑' 평소 공연을 다니지 않는 편이다. 공연을 가면 좋긴 하지만 아직 공연의 맛(?)을 잘 몰라서, 어쩌다 한 번 같이 가자는 사람 있을 때만 간다. 지난 윤석철트리오 공연이 혼자 처음 가본 공연이었다. 그때의 여운이 좋아서일까. 또 혼자 공연을 다녀왔다. 이번에는 재주소년. 올초 100일간 진행되는 카카오프로젝트100에서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글쓰기 관련 여러 프로젝트 중 눈에 띈 것이 바로 재주소년이 호스트로 진행하는 것이었다. 평소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해서, 또 아직 신청 폼이 열려있어 바로 신청했다. 그리고 100일 간 인증은 몇 번 놓치긴 했지만. 이곳 블로그에도 올렸듯이 꽉 채운 100일의 글, 100개의 글을 써냈다. 재주소년이 본인의 연습실에서 하는 작은 공연이었다. 루프탑이고 마지막 날.. 2021. 11. 3.
윤석철 트리오, 21.7MHz 세 달 전쯤인가, 친구 페북에서 공연 예매 안내를 봤다. 홀린 듯 예매를 했고, 그 사이 여러 일을 지나며 7월 윤석철 트리오 공연만을 손꼽았다. 7월이 되면 벌려놓은 일들이 하나둘 마무리 되었을 때였다. 그리고 7월이 다가오며 다행히 집안도 평안해졌다. ​ 공연 당일 쏟아지는 장대비가 걱정스러웠지만 이번에도 엄마 힘이 나의 꽁지에 불을 붙였다. 비도 오고, 멀고, 귀찮은데 그냥 가지 말까봐. 하는 나에게 엄마는 구데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다 하며 가기로 했으면 가라고 했다. 그래, 가고자 예매해둔 거니 가야지. ​ 혼자 공연을 보러 온 것은 처음이었다. 비도 오고 코로나이고 해서 혼자오는 관객이 많겠지 내심 생각했다. 혼자 온 관객도 많았고, 커플, 가족, 친구 다수의 관객도 많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 2021. 7. 7.
하루(100) 오늘도 오늘이었다. 거창하게 무언가 쓰고 싶었지만, 그냥 오늘이었다. 지난 백일 간 하루도 빠짐없이 어제를 썼다. 일지, 하루의 기록 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산문도 일기도 아닌 그 사이의 글. 하루의 나에게서 글감을 얻어 글을 썼다. 어떤 날은 감정을 펼쳐 잘 가려 쓰기도 했고 또 어떤 날은 생각을 가지치기해서 쓰기도 했다. 그냥 그렇게 백일 동안 하루의 기록을 썼다. 정말로 백일을 채울 것이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남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 작은 성취에 뿌듯하다. 또 백일동안 글과 함께 간단한 글씨를 매일 쓰다보니 어느새 나만의 글씨체가 잡히기 시작했다. 매일 글씨 쓰기는 이후에도 꾸준히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글을 써야 하는데...... 그리고 이렇게 하루의 기록, 나.. 2021. 6. 29.
이게 뭐가 될까(099) 이런 날이 있다. 몇 주 전 이마트에서 할인하는 민소매를 샀다. 기대하지 않아서 인지 쏙 마음에 들었다. 할인 기간이 지나지 않게 한가한 일요일 낮 이마트로 향했다. 저 멀리 이마트가 보이고, 횡단보도를 건너 가까이 가는데. 아뿔싸. 오늘은 휴무일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란 건 꼭 이런 날 쓰는 말이겠지. 일요일 한낮 문 닫은 이마트 앞에 나는 서 있다. 그날 따라 날씨가 너무 좋았고, 나는 장보러 아주 가볍게 나온 차림이다. 이대로 다시 돌아가기 아쉬워 근처인 본가로 향한다. 이렇게 들어가기 허전해 근처에서 조각 케이크 사들고 간다. 곰은 백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는데. 지난 백일간 나는 블로그에 에세이도 일기도 아닌 글을 남기며 무엇이 되었을까. 백일이 시작되던 초반에는 내 바깥에서 많은.. 2021. 6. 28.
그러니까 괜찮지(098) 만나면 마음이 자유로운 사람이 있다. 누구나 가리는 것이 있고 또 무방하게 넘어가는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런 지점이 맞는 사람과 있으면 편안하고 즐거워 지는 것이다. 지인 결혼식을 마치고 친한 친구와 친한 동생과 같이 만났다. 가보고자 한 을지로 식당은 이른 저녁부터 줄지어 늘어선 사람들로 우리는 발길을 돌렸다. 힙한 곳이구나 확인하며 황급히 발길을 돌린 것이다. 서로 배고프냐 괜찮냐 옥신각신 하다가, 종종 가던 음식점으로 함께 들어갔다. 이른 저녁 우리는 음식을 먹었고, 나는 와인 한 잔을, 친구들은 스트라이프와 맥주를 각각 마셨다. 요즘은 뭘 해도 오랜만이다. 오랜만에 외식과 오랜만에 밖에서 마시는 와인 한 잔. 마음이 금세 풀어졌다. 와인이 아니어도 이들 앞에서는 늘 마음이 쉽게 풀어진다. 자리를 .. 2021. 6. 27.
내 글이 좋았다(097) 벌써 100일이 다가온다. 잠들기 전 문득 생각했다. 채울 줄 몰랐는데, 진짜 채웠네. 100일의 시간을 꼬박꼬박 채운 것이 대견했다. 무엇을 담았건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의 하루를 담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스로 칭찬할 만 했다. 이게 뭐라고, 매일 쓰다보니 매일 나를 만나고 매일 내가 웃고 울었다. 시작한 첫 3일은 가볍고 가벼운 마음이었다. 겨울이이 물러나고 봄이 오려나 기다리던 초봄. 그리고 이어진 막내의 재발, 입원, 퇴원. 나를 휩쓸고 간 허무, 없어진 미래. 다시 일어나는 건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내 안에 무슨 힘이 있어서,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가능했는지. 그 시절 쓴 글을 다시 읽어봐도 나는 알 수 없다. 그나마 얕은 시선으로 찾아낸 것이 있다면, 두 가지. 어린 시절 넘치도록 충분한 .. 2021. 6. 27.
나에 대해서(096) 버튼이 있다. 퇴근 후에는 절대 누르고 싶지 않은 버튼. 회사, 업무 버튼이다. 이전에 썼던 글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다. 물론 그렇다고 일을 대충하는 사람이란 뜻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내심 딱 밥벌이 정도로만 일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기준은 각자 다르니까, 여튼. 그래서 되도록 퇴근 후에는 나를 회복하는 것을 하며 지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내가 아닌 것에 의해 버튼이 눌릴 때가 있다. 막내와 즐겁게 통화를 하다가, 나의 일상이 궁금한 막내의 질문이 이어졌다. 별일 없었어, 늘 같아. 내가 자주 하는 답변이다. 밥벌이 직장인의 평일 일과가 뭐가 특별할 것이 있을까.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그냥 그래, 똑같지 뭐. 매번 .. 2021. 6. 26.
흘러갈 태도(095) 요즘 인터넷에서 종종 보게 되는 말이 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태도의 사전적 의미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몸의 동작이나 몸을 가누는 모양새'이고. 하나는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마음가짐. 또는 그 마음가짐이 드러난 자세'이며. 하나는 '어떤 일이나 상황 따위에 대해 취하는 입장'이다. 그러니까 태도는, 내가 취하는 모양새나 마음가짐 또는 입장인 것이다. 기분도 세 가지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앞선 말에서 뜻하는 것은 이것일 것이다. '대상ㆍ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그렇다면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는 이렇게 풀어 말할 수 있다. 마음에 저절로 생겨 지속되는 감정 따위가 내가 취하는 모양새, 마음가짐, 입장.. 2021. 6. 25.
나의 알람이 울릴 때, 올스톱(094) 피로가 쌓이면 목디스크가 도진다. 나는 허리디스크도 앓았고, 목디스크도 갖고 있다. 허리는 벌써 십 년 전에 앓았다. 과거형으로 쓰는 이유는 이제는 그만큼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디스크를 꽤 심하게 앓았다. 어떤 날은 느닷없이 허리 아래로 움직이지 않아 지하철에서 한 발짝을 떼기 힘들어서 엉엉 울면서 간신히 몸을 던지듯 하차한 적도 있었다. 그날은 기억에 남을 만큼 제일 아팠던 날이었고, 울면서 회사로 전화하고는 바로 병원으로 갔다. 그 당시 디스크 수술을 해도 무방할 정도로 심한 상태였지만, 의사는 허리디스크는 수술만이 능사가 아니며 수술 후 또 다른 통증이 온다며 수술을 권하지 않았다. 회사 근처 병원을 다닌 것도 신의 한 수 였다. 나는 매일 점심시간에 병원에 가서 무통 주사를 맞았고, 퇴근 후에는.. 2021. 6. 23.